[프로야구] 삼성 “아! 잔인한 5월”… 최근 2승 6패로 크게 흔들려

입력 2010-05-25 18:16


6⅓이닝 2실점, 1⅓이닝 5실점, 2⅓이닝 5실점, 3¼이닝 6실점, 7이닝 무실점. 최근 5경기 삼성 선발투수의 성적이다. 선발투수가 5이닝 이상 던져준 2게임은 이겼다. 그러나 채 4이닝을 버티지 못한 나머지 3게임은 모두 졌다. 문제는 이긴 두 게임 모두 선발투수가 나이트였다는 점이다. 나이트 외 나머지 선발투수는 4이닝을 채 버티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선발투수가 대량실점을 허용하고 조기 강판되면 삼성이 자랑하는 필승 불펜을 가동하기 힘들다. 비장의 무기를 써볼 기회조차 갖지 못하는 것이다. 타선 역시 초반 점수차가 크게 벌어지면 집중력을 발휘하기 어렵다. 선발투수가 부진하면 불펜과 타선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선발진의 부진 탓에 삼성은 5월에 치른 17경기에서 8승 9패로 5할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올렸다. 최근 8경기는 2승 6패로 그 정도가 심하다. 그나마 지난 주말 2경기가 우천 취소되면서 팀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올 시즌 확실한 톱타자로 자리매김했던 이영욱과 박진만의 공백을 훌륭하게 메워줬던 조동찬이 24일 나란히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타선도 타선이지만 이영욱과 조동찬은 중견수와 유격수로 팀의 센터라인을 책임지고 있는 핵심 수비수들이다. 공수 양면에서 엄청난 타격이 아닐 수 없다. 팀이 부진한 상황에서 분위기 반전에 힘을 보태야할 주축 선수들이 전력에서 빠지게 돼 더욱 난감한 상황이다.

선발투수들이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주축 선수들이 대거 빠진 상황에서 1·2위팀 SK·두산과 잇따라 맞붙는 이번 주 일정이 삼성으로선 부담스럽다. 상대가 타력에서 가공할 힘을 가진 팀인 만큼 선발투수가 얼마나 버텨주느냐가 승부의 관건이다.

이번 6연전 결과에 따라 시즌 시작 이후 줄곧 지켜왔던 3위 자리는 물론 자칫하면 5할 승률도 위험해질 수 있다. 한때 2위 자리를 노렸던 기세는 사라진 지 오래다. 삼성으로선 5월의 마지막을 어떻게 버텨내느냐가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