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핵보유 입증 문서 발견

입력 2010-05-24 19:30

최근 기밀 목록에서 해제된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의 1급 비밀문서에서 이스라엘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할 만한 단서가 발견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양국 관계를 연구하던 한 미국학자가 입수한 1970년대 남아공 기밀문서에서 ‘핵무기 거래’를 뒷받침하는 사실들이 기록돼 있다고 23일 보도했다.

아파르트헤이트(백인 우월주의에 근거한 극단적인 인종차별) 정책이 펼쳐졌던 시절인 1975년 3월 31일 남아공의 PW 보타 국방장관은 현재 이스라엘 대통령인 시몬 페레스 당시 국방장관과 만나 ‘샬레’를 거래할 수 있는지에 대해 물었다. 이에 대해 페레스 국방장관은 “3가지 규격의 탑재 장비를 이용할 수 있다”고 답했다. ‘샬레’는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이스라엘산(産) 예리코 미사일을 지칭하는 암호명이다. 당시 두 사람은 광범위한 합의를 했으며 어느 누구도 세부적인 내용을 일방적으로 공개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비밀로 분류, 보존키로 했다.

이 같은 기록으로 미뤄 ‘3가지 규격의 탑재장비’는 재래식 무기와 화학무기, 핵무기를 지칭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결국 이는 이스라엘이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가디언은 주장했다.

1970년대 백인의 특권을 지키기 위해 무자비한 흑인 탄압을 서슴지 않는 바람에 국제적 비난을 받았던 남아공은 주변국의 잠재적인 공격에 대비한 핵무기 보유를 위해 다각도로 접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은 핵무기 보유 여부에 대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NCND 정책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

이동재 선임기자 dj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