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홍 삼양그룹 명예회장 별세
입력 2010-05-24 19:23
국내 대표 장수기업인 삼양그룹의 김상홍 명예회장이 23일 오후 10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8세.
김 명예회장은 삼양사 창업주인 수당 김연수(1896∼1979) 회장의 7남6녀 중 3남으로 서울에서 태어났다. 1943년 보성전문학교(현 고려대) 상과를 졸업하고 45년 일본 와세다대 법학부를 수료했다. 47년 삼양사에 입사해 53년 만 33세의 나이로 사장에 취임한 김 명예회장은 ‘무엇을 먹고살 것인가’가 화두였던 당시 삼양설탕(현 큐원설탕)을 생산하며 제당업에 뛰어들었다. ‘입는 문제’가 부상한 60년대는 전북 전주에 폴리에스테르 공장을 건설, 화학섬유사업을 제당사업과 함께 회사의 양대 축으로 키웠다.
80년대에는 전분당 전문기업인 삼양제넥스를 비롯해 삼남석유화학, 삼양화성을 설립했다. 이후 사료, 기계, 제분업, IT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김 명예회장은 민간 장학재단인 양영재단과 수당재단의 이사장을 역임하며 인재육성에 매진했다.
삼양그룹은 외환위기가 터지기 이전 경쟁력 없는 사업을 정리하고 내실을 기해 큰 어려움 없이 위기를 벗어난 기업으로 부각됐다. 이 때문에 김 명예회장은 나아갈 때와 물러설 때를 알고 과욕하지 않는 중용의 자세를 갖춘 경영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 명예회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 등을 지냈고 금탑산업훈장, 한국의 경영자상 등을 수상했다.
유족으로 부인 차부영씨와 아들 윤(삼양사 대표이사 회장), 량(삼양제넥스 대표이사 사장 겸 삼양사 사장), 딸 유주, 영주씨 등 2남 2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발인은 27일(02-3010-2631).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