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노동비용 OECD 중 최대폭 감소
입력 2010-05-24 19:15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한국의 단위노동비용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많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기업의 수출 경쟁력은 강화됐지만 근로자들의 소득 수준은 최대 폭으로 하락했다는 의미다.
24일 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해 4분기 단위노동비용은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일어났던 2008년 3분기와 비교할 때 4.7% 감소했다. 조사 대상 23개국 가운데 감소 폭이 가장 컸다. 단위노동비용은 상품 한 단위를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노동비용으로 일반적으로 명목임금이 줄거나 기업의 생산성이 높아질 때 감소한다.
같은 기간 미국이 2.4% 감소해 감소 폭이 두 번째로 컸다. 일본·아일랜드(-1.8%)도 단위노동비용이 감소한 반면 나머지 국가는 증가했다. 핀란드와 그리스는 7%, OECD 평균은 0.3% 올랐다.
우리나라의 감소 폭이 이처럼 컸던 원인은 경제위기 여파로 인한 명목임금이 생산성 감소 폭보다 컸기 때문이다. 사정이 어려운 기업들이 생산량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근로자들의 임금은 줄였다는 뜻이다. 여기에다 환율 급등도 한몫 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단위노동비용이 줄어든 데는 경제위기 전후로 환율 급등과 소득 정체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3분기 연속 단위노동비용이 감소했는데 이러한 흐름을 보인 국가는 OECD 회원국 가운제 한국 독일 네덜란드뿐이다. 지난해 2분기부터 전분기 대비 -1.5%,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2.2%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의 경우 OECD 회원국의 평균 단위노동비용이 0.9% 하락한 점과 비교하면 한국은 2.5배가량 더 떨어졌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