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천안함 대국민담화] 대북 심리전 파급력은… “북한에 핵이 있다면 남한엔 삐라가 있다”
입력 2010-05-24 22:10
정부가 재개키로 한 대북 심리전은 북한에는 상당한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외부 정보 접촉을 철저히 차단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측의 대북 방송이나 전단은 그들의 사상적 기강을 뿌리째 흔들 수 있는 파급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북한으로서는 우리 군의 대북 심리전을 상대할 만한 여건이 안 되는 상황이다. 한마디로 북한 입장에서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다. 군 일각에서는 대북 심리전을 우리 군이 우세한 대표적인 ‘비대칭 전력’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때문에 북한은 남북 교류협력이 본격화되자 가장 먼저 대북 방송과 전단 살포 중단을 요구했었다.
군 당국은 24일 오후부터 대북 심리전 방송을 재개했다. 중단된 지 6년 만이다. 대북 방송은 1962년 시작됐고 2004년 6월 남북 장성급회담 합의에 따라 중단됐다. 대북 방송은 자유민주주의의 우월성과 한국의 발전상, 남북한 체제 비교 등을 담은 4시간 분량으로 131㎒, 107.3㎒ 2개 채널을 통해 앞으로 하루 세 번 전파를 탄다.
군 당국은 이어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남북한 합의에 따라 철거한 확성기를 재설치하는 작업에 들어간다. 군 관계자는 2주 정도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확성기는 출력을 최대로 높이면 야간에 약 24㎞, 주간에는 10여㎞ 북측 지역에서도 들을 수 있다.
아울러 군 당국은 대북 전단지 살포도 재개한다. 장광일 국방부 정책실장은 “기상 여건만 갖춰진다면 곧바로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단지에는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침몰했다는 국방부 민·군 합동조사단 조사 결과와 국제사회의 대응 등을 담고 있다. 과거 전단은 바람을 타고 날아가 평양 대성산 혁명열사릉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북한 고위층 탈북자는 “북한에 핵이 있다면 남한에는 삐라(전단)가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또 MDL 지역에 대형 전광판을 설치, 이를 이용한 대북 심리전도 재개될 예정이다. 중단 전까지 확성기는 94곳, 전광판은 11곳에 설치돼 있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