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현역’ 美 빌 버그 목사 기념예배… “열정을 물려드립니다”

입력 2010-05-24 19:40


지난 주일인 23일, 미니애폴리스의 한 교회로 미국 전역의 성도들이 몰려들었다. 100세 노목사의 설교를 듣기 위해서다.

CBS 방송과 미니애폴리스 지역 TV인 WCCO 등은 23일(현지시간) 미니애폴리스의 아우구스타나 루터교회에서 열린 빌 버그 목사의 100세 기념 주일예배에 700여명의 성도가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버그 목사는 1979년까지 이 교회를 담임했다.

43년 전 버그 목사의 주례로 결혼했다는 글로리아 피터슨씨는 “우리가 다가가자 목사님이 먼저 알아보셨다”며 놀라워했다. 방송은 이날 예배가 마치 이산가족 상봉을 연상케 했다고 전했다.

버그 목사가 미니애폴리스에 온 때는 1951년이다. 그는 처음 아우구스타나 총회 직원으로 사역을 시작했다. 아우구스타나 루터교회에는 1965년 부임했다.

고령의 목사는 이제 보행기에 지탱해 걷는다. 쩌렁쩌렁한 목소리도 가늘어졌고, 존재감도 예전 같지 않다.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기쁨으로 충만하다. 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찬송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감사기도로 그날을 마감한다.

“하나님, 차와 약, 전자레인지 등 모든 것을 주심에 감사합니다. 저는 매일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오늘 주신 은혜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저는 장애가 있지만 주님께 모두 내려놓았습니다. 우리는 매일 그렇게 함께 걸어갑니다.”

이날 설교 주제는 ‘감사’였다. 가족들은 버그 목사에 대해 “항상 설교하고 가르치는 분”이라고 말했다.

100세 목사의 꿈은 하나다. 이 세상 떠날 때까지 주님의 가르침을 위해 헌신하는 일이다.

“내가 여러분께 드릴 유산은 딱 한 단어였으면 좋겠습니다. 열정(passion) 말입니다.”

버그 목사는 1979년 은퇴했지만 ‘영원한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현재 작은 교회에서 목회를 하고 있으며, 여기저기 강사로도 다닌다. 올 여름에는 그의 여덟 번째 저서가 출간된다.

이경선 기자 boky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