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배우 강신성일, “29세 연하 하희라와 키스해보니…멜로에 거부감 없다”
입력 2010-05-25 09:07
‘원조 꽃미남’ 배우 강신성일(73)이 17년 만에 TV 브라운관으로 돌아왔다. 26일 오후 9시55분에 첫 방송되는 MBC 4부작 특집 드라마 ‘나는 별일 없이 산다’에서 29살 아래인 횟집 여종업원 황세리(하희라)와 사랑에 빠지는 신정일 역을 통해서다.
24일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만난 노배우는 “지난해 11월 처음 대본을 받아든 순간 단숨에 출연을 결정했다.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촬영하는 내내 즐거웠다”고 말했다.
전직 영문과 교수인 신정일(72)은 강신성일과 나이, 직업, 이름까지 유사하다. 극본을 쓴 이정란 작가가 그를 염두에 두고 썼기 때문이다.
“캐릭터의 성격도 저와 거의 비슷해요. 신정일은 노인이라고 사랑을 못하냐며 열정을 표현하는 데 적극적이에요. 또한 시한부 선고를 받고 인공적인 치료를 받으면서 흉한 모습을 보여주길 싫어하지요. 멋과 로맨스를 지닌 점이 닮았어요.”
신정일과 황세리는 가족의 반대, 생의 유한성 앞에서 불같은 사랑을 펼친다. 둘이 합쳐 100살이 넘는 나이지만, 키스와 포옹 등 애정 표현에는 거침이 없다.
그는 “지금껏 주연만 506작품을 했는데, 그 중 3분의 2가 멜로드라마다. 멜로에 대해서 거부감이 없다”면서 “지금껏 호흡한 118명의 여배우를 언제나 사랑하는 마음으로 연기했다. 상대배우인 하희라씨는 눈이 참 예뻐서 멜로가 잘 살았다”고 멜로 연기의 소감을 밝혔다.
화제가 된 하희라와의 키스신에 대해서는 “키스신만큼 배우에게 축복은 없다. 제작진은 길게 찍었다고 하는데 내가 느끼기에는 짧았다. 젊은 여인과 입을 맞추는데 나쁠 게 어디 있느냐”며 웃었다.
그는 관록의 로맨티스트답게 촬영 내내 본인보다 여배우가 예쁘게 나오도록 배려했다. “시청자 눈에 예뻐야지 남자가 그 여자를 사랑하게 될 것 아니냐”는 이유에서다. 삼각으로 된 수영 팬티를 입는 수영장 촬영 장면에서는 매끈한 체형과 탄탄한 근육을 드러내 완숙한 섹시미를 발산했다.
“전혀 부끄럽지 않았어요. 한국 최초의 헬스클럽이라 할 수 있는 남산 헬스클럽이 1970년 생겼을 때 제가 창립멤버입니다. 그 후로 죽 몸을 관리하고 있어요. 팔 봐요. 근육이 이렇게 탄탄해요.”
동료 배우 윤정희가 활약한 영화 ‘시’가 화제에 오르자 그는 “또래 배우들이 잘돼서 너무 기쁘다”면서도 “영화는 너무 조용한데, 우리 드라마에는 스릴과 서스펜스가 있어서 더 재미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작품을 계기로 앞으로 TV에서 그를 자주 볼 수 있을까.
“아이고, 써 주기만 한다면 나가지요. 노배우들이 설 자리가 없잖아요. 재미있는 작품이라면 얼마든지 할 겁니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