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영] 총수가 진두지휘… “머뭇댈 시간없다, 기회를 선점하라”
입력 2010-05-24 17:45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 LG SK 등 대기업들은 최근 해외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현지화전략을 점검하며 공격적인 투자와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변화의 패러다임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면 더 이상 글로벌 기업으로서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사상 최대인 26조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한 삼성전자는 글로벌시장을 주도하겠다는 특유의 공격적 경영을 본격화했다. 경영일선에 복귀한 이건희 회장은 “다른 글로벌기업들이 머뭇거릴 때 과감하게 투자해 기회를 선점해야한다”고 밝혔다. 이회장은 반도체 등 생산현장을 찾아 글로벌 리더의 위상을 수성하는 동시에 미래성장을 위한 공격적 경영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도 해외 시장동향과 생산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구회장은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를 방문해 “터치폰의 트렌드가 점점 얇아지고 화면은 커지고 있다. 특히 유럽은 깔끔한 디자인을 좋아한다”면서 스마트폰과 3D TV 등 핵심제품의 디자인방향까지 제시했다.
현대·기아차는 도요타차 사태를 글로벌 경영의 반면교사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정몽구 회장은 미국 중국 등 현지 생산라인에서 ‘최고품질’을 글로벌 경영의 기치로 내걸었다. 정의선 부회장의 경우 2010 베이징모터쇼에서 신형 중국형 베르나를 직접 소개하는 등 해외 마케팅에 직접 나서고 있다. 정부회장은 주요 해외법인장 회의를 주재하며 해외생산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중국 외에도 중동과 남미시장 진출에 속력을 내야한다”면서 ‘글로벌SK’ 전략을 독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SK그룹은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자원을 확보하는 ‘글로벌 자원그룹’으로 변신중이다. 또 허창수 GS그룹회장은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기 위해 그룹의 신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글로벌 경영전략을 독려하고 있다. 세계최고의 제강기술을 수출하는 포스코와 현대제철, 그리고 ‘화학 명가’(名家)에서 ‘글로벌 리딩그룹’을 선언한 LG화학도 친환경기술을 기반으로 한 대표적인 글로벌 경영기업군이다.
글로벌 경영은 통신과 금융, 가스, 유통, 서비스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KT는 세계 최고수준의 초고속인터넷망 구축 등을 기반으로 해외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다. 신한금융그룹과 비씨카드, 국민은행 등 금융기업들도 글로벌 서비스와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이밖에 해외 유통망 확대에 주력하는 신세계를 비롯해 두산, 가스공사, 효성도 축적된 기술력과 노하우로 글로벌무대에 뛰어들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글로벌기업의 경쟁력을 가지려면 기술패러다임의 변화와 시장분석, 공격적인 연구개발 및 투자, 자원확보 등이 필수”라며 “국내 기업들이 해외 시장변화에 신속하고 탄력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글로벌 경영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호 선임기자 kyung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