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가 끊어놓은 창덕궁~종묘~창경국 녹지 70년 만에 하나로 잇는다
입력 2010-05-23 23:47
일제에 의해 끊겼던 창덕궁·창경궁과 종묘가 70년 만에 하나로 합쳐지게 됐다. 종묘와 창경궁 사이의 율곡로 구간이 지하화되고 지상에는 고궁 녹지가 복원되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오는 10월부터 창덕궁 돈화문에서 원남동 사거리 사이의 율곡로 구간을 전면 개축하는 공사에 착수한다고 23일 밝혔다.
시는 상시 교통정체·병목 현상이 발생하는 율곡로에 대해 600븖를 4차로에서 6차로로 넓히는 한편 창덕궁·창경궁과 종묘가 275븖를 지하차도로 건설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일제 강점기 민족혼 말살 정책에 의해 끊어졌던 창경궁과 종묘의 고궁 녹지가 본 모습으로 복원되게 됐다.
선왕의 위패를 모시는 종묘는 구한말까지 창덕궁, 창경궁과 담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일제가 1931년 도로(율곡로)를 만들어 분리시킨 뒤 일본식 육교 하나만 설치했다.
시는 2008년부터 창덕궁~종묘~창경궁 복원을 위해 문화재청과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왔으며 이달 말 구체적인 설계가 완료되면 시공사를 선정해 10월부터 공사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지하차도 상부에 조선고적도보를 근거로 최대한 당시 선형을 살려 담을 세우고 임금이 비공식적으로 종묘를 방문할 때 이용하던 북신문은 종묘 연녕전 서문 형태로 되살리기로 했다.
녹지에는 참나무와 소나무 싸리 억새 등 전통 수종을 심어 창경궁과 종묘 수림이 조화를 이루도록 할 계획이다.
아울러 돈화문 월대보다 1븖 가량 높은 현 율곡로의 높이를 낮춰 탁 트인 전망을 갖도록 해 세계문화유산인 창덕궁의 위상을 높일 것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공사 비용 등 총 사업비가 당초 500억원에서 854억원으로 늘었다”면서 “하지만 최대한 조선시대의 원형을 그대로 살려 이 일대를 복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신창호 기자 prot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