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詩] 할미꽃(사모곡)

입력 2010-05-23 19:01

어머니는 자식에 밥을 줍니다

나는 어머미 뱃속에서 열 달 동안

어머니가 주시는 밥을 먹었습니다

세상에 나와서는…

어머니 젖가슴에 매달려

젖이란 밥을 먹고 자랐습니다

젖을 뗄 때

어머니는 쌀밥 지어 먹여 주셨습니다

어머니는 뱃속에 생길 때부터

자식을 걱정하며 먹였습니다




탯줄이 끊어졌다고

떨어진 것 아닙니다

어머니와 자식은 하나입니다

어머니는 죽을 먹어도

자식은 쌀밥을 먹였습니다

어머니는 굶어도

살을 깎아 자식을 먹였습니다

자식이 잘 되라고

정한수 뜰에 떠 놓고 빌었습니다




어머니는 자식이 철 들기 전

먼저 떠났습니다

어머니 밥을 먹여 드리기 전에

어머니 모실 집도 짓기 전에

어머니는 외로이 떠나셨습니다

어머니 떠나실 때 나의 손잡고

눈을 감고 눈물만 흘리셨습니다

거친 세상 남겨 둔 자식

걱정하며 눈물만 흘리셨습니다




어머니는 지금도

마음의 양식을 먹여줍니다

어머니는 세파에 넘어질까 봐

나의 가는 길에 손을 잡아 줍니다

어머니는 내 안에 함께 계십니다

어머니의 마음은 사랑입니다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고 삽니다

나는 어머니를 흙에 묻었습니다




어머니의 무덤 앞 잔디밭에

올 봄에도…

할미꽃이 아름답게 피었습니다

나에게 생명을 이어주신 어머니

우주의 모든 것을 다 담아 주셔도

모자를 어머니 치마폭…

지금도 그 안에 안기우고 싶은 마음!

늦게나마 철 들어 눈물 흘리며

무덤 앞에 머리를 숙였습니다

눈물을 머금고 불러 보아도

대답 없는 어머니…

탯줄은 끊어졌어도

생명의 끈은 끊을 수 없는

어머니 어머니의 사랑입니다

어머니의 사랑은 씨앗입니다

또 다른 생명이 태어났습니다




어머니 가슴은 넓고 넓-은 바다

지금도 그 품으로 안기웁니다

지금도 그 바다가 그리워져

어머니의 무덤만 바라봅니다

먼저 핀 할미꽃 백발이 되고

새로 핀 꽃 속에 미소가 담깁니다

꽃 속에 담긴 마음 어머니 마음

꽃 속에 어머니의 미소가 그려집니다




어머니 무덤 앞에서

김명진 장로(송탄동성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