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강우 실험, 수도권서 첫 성공
입력 2010-05-23 18:50
수도권에서 인공적으로 비가 내리게 하는 실험이 처음 성공했다.
기상청은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인근 지역에서 인공강우 실험을 실시한 결과 경기도 평택과 안성 지역에 1∼2㎜의 비가 내린 사실을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그동안 강원도 등 산간지방에서 인공강우 실험이 성공한 사례는 있었지만 수도권과 평지에서 성공한 것은 처음이다. 이에 따라 황사가 잦은 봄에 비가 내리게 해 대기 중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등 수도권 지역의 대기질 개선 가능성이 열렸다.
인공강우는 과포화구름(수증기는 많지만 비를 뿌리지 않는 구름)에 구름씨(비의 씨앗이 될 만한 물질)를 뿌려 줌으로써 물방울의 크기를 키워 땅 위에 떨어지게 하는 기술이다. 구름씨에는 염화칼슘 등의 물질이 쓰인다. 구름씨를 뿌리는 작업은 ‘시딩(seeding)’이라고 부른다.
기상청 응용기상연구과 수문자원연구팀은 올해 두 번째 실험에서 수도권 인공강우를 성공했다. 앞서 지난 2월 12일에는 경기도 수원 상공에서 시딩을 실시했지만 실패로 끝났다. 적설계로 측정할 수 없이 눈이 가볍게 흩뿌리는 정도에 그쳤던 것이다.
연구팀은 지난달 23일 오전 9시쯤 인천국제공항에서 북서쪽으로 5㎞ 떨어진 지점의 500m 상공에서 수도권 인공강우 2차 실험을 실시했다. 연구팀은 민간 항공업체로부터 대여한 6인승 세스나 비행기에 타고 이륙해 약 12분간 4차례 염화칼슘 구름씨를 뿌렸다.
연구팀은 10시20분쯤부터 기상 레이더에서 발사된 전파가 강수입자에 부딪혀 되돌아오고 있다는 것을 탐지할 수 있었다. 구름 경로를 계산한 결과 강수입자가 발달한 곳은 시딩 지점과 일치했고, 연구팀은 인공강우 실험이 성공했다고 결론내렸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