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천안함 공격, 김정일이 명령했다”
입력 2010-05-23 21:18
서방 언론들은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침몰한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일제히 대북 강경 대응을 주문했다. 특히 북한의 맹방으로서 침묵으로 일관하는 중국의 대북 제재 동참을 촉구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천안함을 침몰시킨 북한군 어뢰 공격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명령에 따른 것이라는 미국 정보 당국의 분석이 나왔다고 22일 보도했다. 복수의 미 당국자들은 “병을 앓고 있는 김 위원장이 막내아들인 김정은에 대한 권력 승계를 확실히 하기 위해 천안함 공격을 명령한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NYT는 전했다.
북한군 전문가인 조너선 폴락 해군대학 교수는 “김 위원장이 지난달 25일 건군절을 맞아 제586부대를 방문하고 북한군 총참모부 김명국 작전국장을 대장으로 복귀시킨 것은 천안함 공격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데 대한 치하의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1일 사설을 통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다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WP는 “지금은 북한의 도발 행위에 대해 응분의 대가가 따르도록 주장해야 할 상황”이라며 “중국에 대해서도 이런 목소리를 내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일본 산케이신문은 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래리 닉시 박사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 함정이나 항공기를 서해 북방한계선(NLL) 부근에 출동시킬 수 있다고 23일 보도했다. 미국이 앞으로 독자적인 대북 제재안을 채택할 경우 무력시위의 한 방편으로 함정이나 항공기를 출동시켜 NLL이 경계선임을 분명히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영국 언론들은 중국의 역할에 주목했다. 일간 더 타임스는 사설에서 “중국은 이제 희생자와 함께 서서 공격자를 비난해야만 한다”고 주장했고, 파이낸셜타임스(FT)도 분석기사에서 “국제사회에서 더욱 큰 역할을 갈망하는 중국이 바로 지금 이를 보여줄 기회”라고 제안했다.
캐나다 밴쿠버선은 “천안함 침몰이 북한 어뢰 공격에 의한 것이라는 명백한 증거에 대해 중국이 어느 수준의 반응을 보일지 세계의 시선이 집중돼 있다”며 “중국의 대응은 강국으로 떠오르는 중재자로서의 역할 수행에 있어 신뢰성에 대한 시험대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