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동설’ 코페르니쿠스 467년 만에 재안장… 폴란드 국민·성직자, 영웅으로 추앙

입력 2010-05-23 19:38

지동설을 주장했던 16세기 천문학자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1473∼1543)의 유해가 22일 467년 만에 재안장됐다. 살았을 당시 재산관리인으로 일했던 폴란드 북부 프롬보르크의 성당에서는 이날 성대한 장례식도 함께 거행됐다(사진).



이로써 당시 불변의 진리 천동설에 반기를 들며 현대 과학의 서막을 열었던 코페르니쿠스가 자신을 이단아로 몰아세웠던 종교계와 완전한 평화를 이루고 영면하게 됐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23일 보도했다.

유럽 변방 폴란드의 이름 없는 천문학자였던 코페르니쿠스는 사후 표지석 하나 남기지 못하고 성당 어딘가에 묻혔다. 매장지에 대한 기록도 없었다.

과학계가 그의 유해발굴에 나선 것은 2004년부터다. 어느 주교의 촉구가 계기가 됐다. 2005년 드디어 코페르니쿠스가 사망했을 때인 70세 노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두개골과 뼈를 찾아냈다. 치아와 뼈에 대한 DNA 분석 결과, 저서에서 발견됐던 두 올 머리카락의 DNA와 정확히 일치했다.

사후 50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뒤 다시 열린 이날 장례식 미사에서 폴란드 국민과 고위 성직자들은 코페르니쿠스를 국민적 영웅으로 추앙했다. 프롬보르크 지역의 요제프 지엠바 대주교는 “가톨릭계는 그가 남긴 유산에 긍지를 느낀다”면서 “그는 성실했으며, 헌신적이었고, 무엇보다 천재적인 과학자였다”고 칭송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