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전시] 달항아리에 담긴 선조들의 지혜… 오관진 ‘채움과 비움’

입력 2010-05-23 17:46


한국화가 오관진(47)은 달항아리를 주요 소재로 삼는다. 사실적인 표현과 명암법을 활용한 묘사로 한국화의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형태의 테두리를 먹 대신 칼로 맛을 살려 더욱 간결하고 선명한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도예기법 중 하나인 상감기법을 차용해 입체적인 느낌을 관객들에게 전달한다. 작가는 균형이 어긋난 달항아리, 불길이 스쳐지나간 막사발의 검은 흔적, 매화가 자라나고 체리가 뒹구는 장면까지 초현실적인 세계를 담아낸다.

동양화와 서양화의 경계를 넘나들며 회화의 확장을 위해 노력하는 그의 개인전이 26일부터 6월 12일까지 서울 경운동 장은선갤러리에서 열린다. ‘채움과 비움’ 시리즈에 ‘봄’ ‘바람이 일다’(사진) ‘향을 비우다’ 등 부제를 붙인 신작들을 내놓는다. 작가는 도자기들을 통해 진솔하고 덤덤하나 실용적이면서 무위했던 우리네 선조들의 지혜로움과 정서를 형상화한다. 그림 속에는 여백이 빚어낸 여운, 비움과 채움을 통해 배우게 되는 관용과 포용의 정신이 깃들어 있다(02-730-3533).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