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탁구 다시 ‘만리장성’을 넘어라… 세계선수권 ‘파워탁구’로 중국 격파 특명
입력 2010-05-23 19:14
탁구에서 중국은 언제나 높은 벽이다. 등록선수만 3000만명이 넘고 대회마다 새로운 기술로 세계탁구를 선도한다. 등록선수 2000명 남짓한 한국은 줄기차게 중국에 도전했고 몇 차례 그들을 누이고 세계정상에 서기도 했다. 하지만 그 벽은 높은 채로 여전하다.
23일(한국시간) 모스크바에서 개막된 제50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단체전)에 도전장을 낸 한국의 목표는 여전히 ‘중국격파’다. 특히 지난 2008년 광저우대회 준우승으로 이번 대회 2번 시드를 받은 남자팀은 중국을 누르고 단체전 첫 정상에 오르겠다며 투지에 불 타있다. 체력을 바탕으로 한 ‘파워탁구’를 내건 김택수 감독은 2월부터 태릉선수촌 뒤편에 있는 불암산 정상까지 달리는 산악훈련을 부활시켰고 웨이트트레이닝으로 선수들의 체력을 끌어올렸다.
조별리그에서 스웨덴, 대만, 체코, 루마니아, 우크라이나 등과 겨루는 한국은 조 1위로 8강에 올라 독일, 홍콩, 일본 등을 누른다면 3회 연속 결승에 오를 수 있다. 독일은 티모 볼(세계3위)이 버티고 있고 일본과 홍콩 또한 만만치 않다. 하지만 대표팀은 에이스 유승민(삼성생명)을 비롯해 오상은(KT&G), 주세혁(삼성생명)과 조언래(농심삼다수), 정영식(대우증권)이 지옥훈련을 견뎌내고 자신감에 차있다. 특히 유승민은 지난 2월 카타르오픈에서 중국의 세계최강 왕하오를 5년여 만에 이겨 이번 대회 이변을 예고하고 있다.
2년 전 광저우 대회 때 사상 최악인 11위로 밀렸던 여자 대표팀도 최종 목표는 역시 중국이다. 그에 앞서 조별리그에서 홍콩, 프랑스, 북한, 헝가리, 우크라이나를 뚫고 조 1위로 8강에 오르는 것이 당면 과제다. 현정화 감독이 이끄는 여자팀은 중국 내몽골 출신의 남자 선수 왕톈보(19)와 허난성 대표 경력의 여자 선수 류전(24)을 영입해 중국 적응력을 높이는 맹훈을 거듭했다. 둘 다 중국 러버를 사용하는 데다 탁구 스타일도 중국 정상급 선수들과 비슷해 대표팀의 당예서, 석하정, 김경아(이상 대한항공), 박미영, 문현정(이상 삼성생명)에게 큰 도움을 줬다.
모스크바=서완석 부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