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낮추는 ‘i’ 나의 신앙고백… 재즈피아니스트 곽윤찬 ‘i am Melody’
입력 2010-05-23 22:24
‘i am Melody.’ 재즈피아니스트 곽윤찬이 최근 발매해 인기를 얻고 있는 재즈 가스펠앨범의 타이틀이다. 영어문법이 틀렸다. 사람들은 대개 ‘I am Melody’ 또는 ‘I am melody’로 고쳐 쓴다. 곽윤찬은 오기가 아니라 신앙고백이라고 말했다.
“하나님은 음악에 삼위일체 개념을 심어놓으셨어요. 삼화음이 그것이죠. 그런데 찬송가는 왜 사성부(소프라노, 알토 등)일까요. 세 파트는 하나님의, 나머지 한 파트는 우리 몫이에요. 하나님은 멜로디부분을 맡기실 거 같아요. 우리를 쓰시고 드러내길 원하시니까요. 드러나는 나(멜로디), 대문자로 Melody죠. 쓰임 받으려면? 겸손해야죠. 그래서 나를 소문자로 쓴 거예요.”
아이엠멜로디는 기독 포털 갓피플을 비롯해 교보문고, 예스24 등의 종교 음반판매 순위 1위를 달리고 있다. 케이블 방송 엠넷(M.net)의 대중음악 코너는 앨범 수록곡이 찬송가이지만 비중 있게 소개했다. 곽윤찬은 이번 앨범에 음악적인 역량을 모두 쏟았다고 했다. 아이엠멜로디는 그의 다섯 번째 앨범이다. 오리지널 재즈앨범인 4집까지는 이번 앨범의 연습이었다.
또 2005년 블루노트 아티스트로 선정된 것도 이번 작업을 위한 것이었다. 블루노트는 세계 최고의 재즈 레이블이다. 그는 블루노트 아티스트라는 타이틀 때문에 그래미 어워즈 2회 수상자 폴 브라운 등 세계 최고의 뮤지션들과 함께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재즈를 접한 곽윤찬은 일본 도쿄 ‘뮤즈음악원’을 거쳐 미국 버클리음대를 졸업했다. 1996년부터 국내외 뮤지션과 본격 활동을 시작해 2000년 한국인 처음으로 유니버설 산하 엘알씨 레이블 아티스트로 선정됐다. 한국인 최초로 일본 재즈시장에도 진출했다. 지금은 나사렛대 실용음악과 주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교회에는 5세 때 사탕을 준다고 해 다니기 시작했다. 하나님을 위해 횃불을 드는 기드온 300용사를 나사렛대에서 배출하는 게 비전이다. “하나님은 약한 자 300명을 용사로 쓰셨어요. 저는 어릴 때 너무 내성적이고 소심했어요. 초등학교 땐 노래를 하라고 해서 울며 집에 갔고, 이틀간 결석한 적도 있어요. 그런 저도 쓰시더라고요.”
앨범에는 노래 실력이 뛰어나고 믿음이 신실한 가수들이 참여했다. 서영은은 오리지널 재즈로, 나얼은 알앤비, 정엽은 소울, 곽윤찬은 퓨전이나 펑키 연주로 각자의 ‘멜로디’를 들려준다.
그는 이번 앨범 판매에 모든 역량을 쏟아 부을 계획이다. 조만간 지하철광고를 하고 콘서트도 연다. 재즈가 활성화된 미국과 일본 판매도 준비 중이다. 이 때문에 노래가사의 절반은 영어다. 또 아이엠멜로디라는 이름으로 후속 앨범도 낸다.
“영성과 음악성이 겸비된 전도의 도구가 됐으면 좋겠어요. 흔히 전도할 때 무엇을 선물할까 고민하잖아요. 성경책이 제일 좋지만 부담스러울 것 같고…, 그럴 때 이 앨범을 떠올렸으면 좋겠어요.”
수익은 외국인 교회를 세우는 데 사용된다. 그는 이들을 훈련시켜 현지에 파송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