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수 기자의 건강쪽지] 부드러운 음식보다 거친 밥상을

입력 2010-05-21 18:16


“너무 부드럽고 달콤해요.” “입에서 살살 녹습니다.” “얼큰해요. 속이 뻥 뚫리는 것 같습니다.”

지상파 TV 프로그램 중 요리 관련 코너에 출연한 연예인 열이면 열, 하나같이 입에 올리는 표현입니다. 시청자들은 금세 입안에 군침이 돌기 마련이지요.

그런데 이렇게 부드럽고, 살살 녹고, 달콤하고, 얼큰한 음식들은 우리 몸에 좋지 않은 반(反) 건강식인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스크림, 쌀밥, 매운탕, 프라이드치킨, 육회, 꽃등심…. 이루 다 꼽기 힘들 정도입니다.

건강식은 대체로 거칠어 입안에서 서걱거리고, 많이 씹어야 삼키기 쉬운 게 많습니다. 오염되지 않은 자연환경 속에서 자란 채소나 산나물, 도정하지 않은 현미, 보리, 잡곡 등이 바로 그런 것들입니다.

현대인의 식탁은 나날이 ‘더 부드러운 음식’들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거칠고 딱딱한 음식들이 ‘먹기 귀찮고 맛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식탁에서 사라지고 있습니다. 현대인이 비만증,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의 대사장애 질환으로 건강을 잃고 심지어 생명까지 위협받게 된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이를 막자면 평소 거친 음식 중심으로 균형 있는 식생활 습관을 길들여야 합니다. 식품영양학자들은 무엇보다 적은 양념, 적은 조리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밥상을 가까이 해야 무병장수할 수 있다고 당부합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