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가정보원 블레어 국장 사임… 폭탄테러 미수 관련 상원 비판 받아

입력 2010-05-21 18:04

데니스 블레어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20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사임 날짜는 오는 28일이다.

블레어 국장은 갑작스런 사퇴에 대한 이유는 밝히지 않은 채 성명을 통해 “재능과 애국심이 탁월한 정보기관 직원들과 함께했던 게 더할 나위 없이 큰 영광이고 즐거움이었다”고 말했다. 그의 사퇴는 지난해 크리스마스의 미 항공기 테러미수사건과 뉴욕 타임스스퀘어 폭탄테러 기도사건 등 ‘거의 성공 단계’였던 두 건의 테러기도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국가정보국은 두 사건과 포트 후드 군기지 총기난사사건 등으로 정보력 부재 및 16개 정보기관에 대한 컨트롤 타워 역할 미숙에 대한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리언 파네타 중앙정보국(CIA) 국장과는 업무 영역을 놓고 공개적으로 알력을 빚기도 했다.

블레어 국장의 돌연 사퇴는 미 상원이 크리스마스 항공기 테러미수사건 보고서를 통해 정보 종합 및 판단 실수 등 국가정보국을 강도 높게 비판한 지 이틀 만이다.

특히 보고서는 그가 관장하고 있는 국가대테러센터(NTCT)가 ‘정보기관 사이에서 정보를 모으고 이를 배치해 임무를 수행하게끔 하는 역할에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DNI는 9·11테러를 계기로 신설됐으며, 미국 16개 정보기관 업무를 조정·총괄하는 기능을 한다.

백악관 한 고위관계자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의 사임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며 “우리는 이미 몇몇 국가정보국장 후보를 인터뷰했다”고 밝혔다.

유력한 후임자로는 척 헤겔 전 공화당 상원의원, 빌 클린턴 행정부 때 국방부 부장관을 지낸 존 햄리 등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