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디펜딩 챔피언 KIA 흔들
입력 2010-05-21 17:58
지난 시즌 챔피언 KIA가 흔들린다. 타선은 총체적 난국에 빠졌고, 불펜 마저 흔들리고 있다. 20일 현재 4위지만 5위 롯데와의 승차는 1게임으로 좁혀졌고 8위 한화와의 승차도 3.5게임에 불과하다. 자칫 부진이 이어지면 하위권으로 추락할 수도 있다.
KIA의 공격력은 바닥을 헤맨다. 팀 타율(0.252), 팀 득점(175점), 팀 홈런(26개), 팀 도루(29개), 팀 장타율(0.356), 팀 출루율(0.331) 등은 꼴찌다. 적을수록 좋은 팀 병살타(43개)는 압도적으로 1위다.
지난해에도 KIA는 활발한 공격력의 팀은 아니었지만 공포의 중심타선이 있었다. 팀 공격력 부진의 가장 큰 요인으로 지난 시즌 홈런왕 김상현의 부재가 꼽힌다.
‘CK포’의 한 축을 담당했던 김상현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상대 투수들은 KIA 타선에 대한 두려움을 거의 느끼지 못하고 있다. 홀로 고군분투해왔던 최희섭도 집중 견제를 당하며 타격감이 떨어졌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의 영웅 나지완은 부진 끝에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김원섭의 부진도 길어지고 있다.
게다가 마무리 유동훈 등 불펜마저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어이없게 역전당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당장 19·20일 롯데전에서 KIA는 2게임 모두 선취점을 뽑았으나 역전패했다.
타선에서 활력이 없고 뒷문이 불안해지다보니 선발투수들 역시 부담이 크다. ‘한두 점 내줘도 된다’는 여유가 없다보니 투구 밸런스가 흐트러져 되레 대량실점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빚어진다.
이기는 경기도 여유가 없다. 타선이 점수차를 벌리지 못하니 투수는 투수대로, 야수는 야수대로 경기 끝까지 긴장할 수밖에 없다. 피로가 심해지는 이유다. 그러다보니 최근 들어 주전 선수들이 피곤한 기색이 역력하고 승부욕 마저 실종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국 문제는 타선이다. 김상현이 돌아와 중심을 잡고 최희섭, 나지완이 제 모습을 보여야 한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라지만 투수는 경기를 이기게 해줄 수 없다. 타선이 살아나야 투수들도 더욱 힘을 낼 수 있다는 얘기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