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만 사태 “정부 대처 미흡” 비난

입력 2010-05-20 21:22

미국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태가 계속 확산되면서 정부의 미온한 대처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미 국립해양대기청은 20일 멕시코만의 원유가 순환해류(Loop Current)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순환해류는 멕시코의 칸쿤 쪽에서 흘러나와 미 동남부 해변을 따라 돈 뒤 다시 플로리다 서쪽 해변을 따라 남하하는, 고리 모양으로 흐르는 거대한 바닷물 흐름이다. 원유가 순환해류를 따라 확산될 경우 마이애미 등 플로리다 남단의 유명한 관광해변은 물론 조지아, 사우스·노스캐롤라이나 등 동부해안까지도 오염 피해를 받는 대재앙이 발생할 수 있다고 CNN방송은 전했다.

보비 진댈 루이지애나 주지사는 이미 일부 원유가 해안까지 확산돼 습지와 강을 오염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두꺼운 기름이 습지를 뒤덮으면서 바다거북을 비롯한 야생동물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며 방제를 위한 연방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 보트를 타고 루이지애나 앞바다 일대를 둘러본 CNN의 아일린 로메로 기자는 “10여 마리의 바다거북이 검은 석유에 갇혀 오가지 못하는 모습을 봤다”고 전했다.

워싱턴에서는 19일 관련 청문회가 열렸다. 저명한 해양학자 실비아 얼 박사는 청문회에서 “얼마나 많은 원유가 유출됐고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릭 스타이너 박사도 “광범위한 생태계 시스템이 지금 당장 오염될 위기에 처해 있는데도 누구도 감시하지 않고 있다”면서 “해양대기청이 엄청난 실수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날을 세웠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김지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