泰 정정, 게릴라전 번지나… 치안 불안 여전 산발 시위 북부지역으로 확산
입력 2010-05-20 21:22
태국 군의 무력 진압으로 수도 방콕 등 주요 지역에서 반정부 시위대 거점은 사라졌지만 산발 시위가 지역으로 확산되면서 태국의 혼란 상황은 계속되고 있다.
시위대(UDD·일명 레드셔츠)와 지지세력은 20일 방콕 시내 곳곳에서 산발 시위를 벌였고,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잇달았다. 시위대 중 일부는 약탈과 난동을 부리며 폭도로 변하는 양상이다.
AP통신 등은 군경의 진압작전에 쫓겨 방콕 시내 여러 지역으로 흩어진 시위대가 백화점, 증권거래소, TV 방송국 등 35곳을 습격해 불을 질렀다고 전했다. 동남아시아 최대 쇼핑센터로 꼽히는 센트럴 월드와 친정부 성향으로 지목된 TV 방송국 ‘채널3 뉴스’가 불탔다. 태국 정부가 여성과 아이들의 안전지대로 지정한 사원에서도 시신 6구가 발견됐다고 외신은 보도했다.
산선 캐우캄넛 군 대변인은 “방콕 내 일부 지역의 치안이 여전히 불안하다”며 “시위대 잔존 세력을 소탕하기 위해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태국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태국 정부는 전날 방콕과 23개 주에 야간통행 금지령을 선포했다. 통금조치는 군부 정권에 반대하는 시위가 진행되면서 수십명의 희생자를 낸 1992년 민주화시위 이후 처음이다. 또 야간 통행하는 일반인에 대해 ‘총을 사용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방화자는 테러범으로 간주해 사형까지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전국의 은행들은 20, 21일 영업을 중단했다. 증권거래소도 이틀간 폐장했다. 모든 TV 방송국은 정규 편성을 취소하고 정부 검열을 받은 프로그램만 내보내는 실정이다.
시위 범위는 북부와 북동부 쪽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탁신 치나왓 전 총리가 경고한 ‘게릴라전’ 징후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우본랏차타니주와 콘캔주 등에서는 수천명의 시위대가 시청에 난입해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탁신 전 총리의 고향인 치앙마이주에는 시위대를 진압하기 위해 군경이 투입됐다.
북부와 북동부 지역은 시위대의 근거지이자 시위대의 실질적 지도자인 탁신 전 총리에 대한 지지 성향이 강한 곳이다. 대부분 농촌 지역으로 소득 수준이 낮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