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칸을 감동시켰다 큰일 낼 것”… 외신·영화전문사이트, 윤정희 연기 등 작품 호평
입력 2010-05-20 18:24
배우 윤정희(66)가 16년 만에 출연한 영화 ‘시’로 칸국제영화제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19일(현지시간) 칸국제영화제 주상영관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시사회가 끝나자 객석을 가득 메운 2000여명의 관객은 5분여간 기립박수를 보내며 영화에 찬사를 보냈다. 이날 쪽빛 저고리와 분홍치마를 입고 시사회장에 나타난 윤정희는 관객의 갈채에 눈시울을 붉히며 감사를 표했다. 함께 있던 이창동 감독도 관객을 향해 두 손을 모았다.
현지 언론은 윤정희의 연기에 찬사를 보냈다. 프랑스 영화기자 베르테르는 “잔잔한, 그러나 격정적이지 않은 그녀의 연기가 좋았다”면서 “사물을 바라보고 관찰하는 눈빛은 연기가 아니라 진짜처럼 느껴졌다”고 칭찬했다. 프랑스 뉴스전문채널 프랑스24도 “윤정희는 레슬리 맨빌(어너더 이어), 쥘리에트 비노슈(증명서) 등과 함께 가장 강력한 여우주연상 후보”라고 극찬했다.
윤정희는 기자회견에서 “나는 영화를 떠난 적이 없다. 영화는 내 삶이다. 아흔이 될 때까지 연기를 하고 싶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는 유창한 프랑스어 실력으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해 눈길을 끌었다. 남편인 피아니스트 백건우도 기자회견장을 찾아 아내를 응원했다.
한편 시사회가 열린 이후 외신과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영화전문 사이트 등을 중심으로 호평이 쏟아져 나오면서 ‘시’가 큰일을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AFP 통신은 ‘시와 범죄를 조합한 한국 작품이 칸을 감동시켰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창동 감독의 시가 상영된 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10대 성폭행범과 시의 조합이 칸영화제를 뒤흔들어 놓았고 최고 상을 차지하려는 아시아의 위상을 확고히 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