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회보 잘 만들려면 소통 필수” 총회문화법인·문화선교연 콘퍼런스

입력 2010-05-20 20:55

“회보 제작부서가 교회 전체에서 제일 열악해요.” “재미없는 얘기를 억지로 읽으라고 주는 것 같아 답답할 때가 많아요.” “회보 발행 부수를 점점 줄이고 있어요.”

대부분 교회가 두껍든 얇든, 월간이든 계간이든 교회 신문이나 잡지, 즉 회보를 발행한다. 그러나 성도들, 나아가 지역 주민들과의 ‘소통의 매체’로 제대로 활용하는 교회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문화법인과 문화선교연구원이 공동 주최하는 문화목회2.0 연속 콘퍼런스의 하나인 ‘소통을 위한 미디어, 교회 회보의 창조적 기획’이 20일 오후 서울 강북제일교회(황형택 목사)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 찾아온 30여명은 각 교회 및 관련기관의 회보 발행 담당자들이다. 대부분 평일 오후에 시간을 내기 어려운, 따로 생업을 가진 봉사자들이지만 ‘어떻게 하면 회보를 더 잘 만들까’ 하는 고민을 가진 만큼 눈을 빛내며 진지하게 참여했다.

총회문화법인 최은호 사무국장은 ‘경계를 넘어서는 소통을 추구하라’ ‘대중의 눈높이와 취향을 고려하라’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 ‘정보보다 재미와 감동에 주력하라’ ‘비공식적 정보를 담아라’ ‘내용의 무게를 가볍게 하라’ ‘비주얼에 신경 써라’ 등 교회보가 추구해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특히 “만드는 이와 읽는 이가 100% 의미 공유를 할 수 있는 매체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회보 실전 핸드북’의 저자인 이의용 중앙대 겸임교수는 “회보를 잘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교회 자체가 소통의 구조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교회 안에 목사와 당회, 부장과 부원, 성도와 성도 사이에 쌍방 커뮤니케이션이 안 되면서 회보가 ‘소통의 매체’가 되길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

교회보 담당자들이 그룹 단위로 정보를 나누는 시간도 마련됐다. 대전제일교회 한용선 집사는 “‘여백의 미’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성도들이 보낸 글을 과감하게 줄이지 못해 글자가 빽빽한 회보가 되는 것이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청소년선교단체 넥타선교회 정성호 간사는 “4년여간 회보를 만들며 일방적으로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 왔다”면서 “이번에 소통의 필요성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