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조사결과 발표] 美 “北, 국제평화에 도전… 강력 규탄”

입력 2010-05-21 01:05

미국은 강력한 어조로 빠르게 반응했다.

백악관은 19일 밤(현지시간) 천안함 조사결과가 발표되자 북한을 강력히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로버트 기브스 대변인 명의의 성명은 “미국은 북한에 책임이 있는 이번 공격 행위를 강력히 비난한다”며 “발표된 보고서는 증거에 대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검토를 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전적으로 한국을 지지하고 있음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명백히 했다”며 “추가적인 공격 행위로부터 (한국을) 방어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악관은 이번 공격 행위를 국제법 위반이며, 국제평화에 대한 도전이자 정전협정 위반으로 규정했다. 또 “북한의 호전성과 도발이 강함이 아닌 약함의 신호”라면서 “모든 도발에 맞서 역내 평화와 안정을 지키기 위한 이웃국가들의 협력 의지를 강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백악관 성명에는 ‘강력히 규탄(strongly condemn)’이라는 표현이 들어가 있다. 외교적 수사로는 강도가 아주 높은 것으로, 동맹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는 미국의 인식을 표현한 것이다. 또 한국에서 조사결과가 발표되자마자 심야에 성명을 발표한 것은 오바마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의사를 보여줌과 동시에 한·미 동맹 간 한 치의 오차도 없는 후속 대응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의도적으로 내보이는 것이다.

특히 천안함 사건 발표 및 대응을 한국 정부가 주도하고, 미국은 적극적으로 뒷받침하는 모양새를 유지하면서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 제재 공조를 이끌어 내려는 효과도 겨냥하고 있다. 미 행정부는 오바마 대통령 지시에 따라 향후 대북 후속 조치 과정에서 최대한 지원을 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의회도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하원은 북한 공격을 규탄하고 한국 정부를 적극 지지한다는 천안함 결의안을 발의했다. 발의에는 민주·공화당의 중진 외교위원들이 초당적으로 참여했으며, 신속하게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상원도 지난 13일 북한을 겨냥한 천안함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