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고아 돕기’ 나눔 전시회 갖는 백순실 화백 “그림으로 이웃사랑 실천하고 싶어”

입력 2010-05-19 18:55


“그림을 보면서 아름답고 행복한 시간을 누릴 수 있다면 더는 바랄 게 없어요.”

‘Ode to music(음악에 바치는 송가)’을 주제로 유명 클래식 음악을 그림으로 옮기는 백순실(59·사진) 화백의 작품은 편안하고 쉽다.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꼭 제목을 모르더라도 음악적 감수성에 빠져드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서울대 회화과를 나온 뒤 국내외 전시에서 호평받은 백 화백은 차를 마시며 즐기는 ‘동다송(東茶頌)’과 우리 고유의 소리를 그린 ‘한국의 소리’ 연작에 이어 2000년부터 클래식 음악을 소재로 작업해왔다.

관람객들과의 소통을 바탕으로 가능하면 많은 사람들과 예술적 감흥을 공유하기를 바라는 백 화백이 나눔의 전시를 마련했다. 오는 23일부터 6월 4일까지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갤러리에서 갖는 개인전에 삶의 희로애락을 들려주는 음악 그림을 선보인다.

작가가 평소 즐겨 듣는 ‘베토벤 교향곡 제5번 운명’ ‘모차르트 교향곡 제41번 주피터’ ‘프랑크 생명의 양식’ ‘베토벤 바이올린과 관현악을 위한 로망스’ 등 주옥같은 레퍼토리를 ‘Ode to music’이라는 타이틀로 화폭에 옮긴 작품들이다. 그림들은 따뜻한 색채와 낭만적인 리듬으로 보는 이의 마음을 포근하게 감싼다.

국민일보와 예수로교회, 사랑의병원 선교회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전시는 복음으로부터 소외된 미얀마 지역 고아들을 돌보기 위해 마련됐다. 독실한 크리스천인 백 화백은 “평생 그림만 그려오다 다른 사람을 위해 뭔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 나눔 전시를 열게 됐다”면서 “남편과 딸 세 명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전시 개막 이벤트로 세계적인 첼리스트 양성원의 ‘굿윌(GOODWILL) 미술과 함께하는 음악회’가 23일 오후 7시30분 여의도 영산아트홀에서 열린다. 풍부하고 뛰어난 선율의 소유자 양성원이 유려한 음악을 선사하고, 서정적인 이미지의 백순실이 음악 그림을 선보이는 화음(畵音)의 무대다.

양성원의 첼로 공연은 슈베르트의 ‘아베마리아’, 포버의 ‘부모님을 추억하며’, 라흐마니노프의 ‘보칼리제’, 드보르자크의 ‘고요한 숲’, 구노의 ‘아베마리아’, 리스트의 ‘사랑의 꿈’, 생상스의 ‘빈사의 백조’ 등을 들려준다.

이번 공연의 입장권은 전석 10만원으로 구입 시 백순실의 ‘Ode to music 1001 슈만 시인의 사랑’ 등 특별제작 판화 1점을 증정한다. 10만원 티켓 한 장으로 양성원의 음악회를 즐기는 동시에 백순실 판화를 선물받을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공연 티켓과 작품 판매 수익금은 미얀마 ‘천사의 집’ 고아원생 89명의 갱생자립 지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031-942-6320).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