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조사 결과 발표] 北 “선거용 자작극”… 개성공단 통행 차단 가능성

입력 2010-05-20 00:33

北 어떻게 나올까

북한은 우리 정부가 20일 천안함 침몰을 북측의 소행으로 발표할 경우 말과 행동으로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19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고발장’을 발표하고 대남 공세의 포문을 열었다. 조평통은 고발장에서 천안함 침몰사건을 ‘모략소동’으로 규정하고 “남북관계를 파탄시키기 위한 계획적이고 고의적인 도발”이라고 주장했다. 또 “괴뢰패당의 모략책동은 여론을 우롱하여 위기를 모면하고 당면한 지방자치제 선거를 무난히 넘겨보려는 단말마적 발악”이라며 “괴뢰패당은 처음부터 ‘북의 소행’으로 기정사실화하면서 대응과 보복을 떠들어 왔고 오늘에 와서는 전쟁의 불뭉치를 내드는 데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조평통은 “(남한 정부는) 대응조치를 운운하면서 개성공업지구 폐쇄 기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며 “공업지구에 들어와 있는 저들의 기업들에 사업을 새로 전개하지 말며 임의의 순간에 철수할 준비를 갖출 것에 대한 비밀지령까지 하달했다”고 말했다.

북한 대남 통일전선기구인 ‘반제민족민주전선’(반제민전)도 이날 천암함 침몰사건을 “과거 군부파쇼 독재자들이 상투적인 ‘위기탈출용’으로 써먹던 케케묵은 ‘북풍’ 자작극”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말로 하는 비난전과 함께 적대적인 행동도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개성공단 인원의 육로 통행이 1차 타깃이 될 가능성이 크다. 남북장성급회담 북측 단장은 지난달에 이어 지난 16일에도 남측의 삐라 살포가 계속되면 “남측 인원들의 육로통행을 제한, 차단하는 이상의 실제적인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자유북한운동연합과 납북자가족모임 등 반북단체들은 기상 악화로 당초 계획보다 하루 늦어진 20일 천안함이 침몰된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전단 50만장 등을 살포할 예정이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북한이 이에는 이, 눈에는 눈 식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결코 남측에 밀리는 모습을 보이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는 무력시위도 끊임없이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에도 북측은 NLL을 세 차례나 침범했다.

다만 북한이 선제적으로 개성공단을 폐쇄하는 무리수를 두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정철 숭실대 교수는 “남북이 서로 개성공단을 상대방이 먼저 닫기를 원하는 ‘역(逆)치킨 게임’을 벌이고 있다”면서 “북측에서도 당장 4만2000명의 실업자가 발생하는 개성공단 폐쇄는 쉽지 않은 카드”라고 말했다.

북한은 대내적으로는 남북간 긴장 국면을 활용해 인민들의 강한 결속을 도모할 것으로 관측된다. 대외적으로는 중국이나 러시아와의 공조를 통해 우리 정부의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시도를 차단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을 움직여 북핵 6자회담의 재개를 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의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