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조사결과 발표] 어뢰 파편·스크루·감청자료… 北 소행 복수의 증거 확보
입력 2010-05-20 01:38
합조단 발표내용 뭘까
천안함 침몰 원인 규명을 위해 지난 4월 1일부터 조사 활동에 들어간 국방부 민·군 합동조사단은 20일 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보고서에는 분과별로 조사해온 결과를 종합, 북한 잠수정에서 발사된 어뢰에 의해 3월 26일 오후 9시22분 천안함(1250t) 침몰 사건이 일어났다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우선 미국 조사단 7명이 포함된 과학수사팀은 미국 정보자산인 군사위성과 U-2 정찰기 등을 통해 수집된 사진, 영상자료, 그리고 한국군 정보부대의 감청 자료와 사이버 통신 내역, 사망자 시신 검안 등을 통해 밝혀진 사실을 공개한다.
과학수사팀은 사실상 합조단의 총괄 부서로 사건 발생 해역에서 수거된 금속 파편과 어뢰 스크루 파편, 화약 성분을 분석해 폭발력이 강한 RDX(Research Development Explosive) 화약 성분이 사용됐으며 일부 파편의 합금 비율이 7년 전 우리 군이 수거한 북한의 훈련용 어뢰 합금 비율과 비슷하다는 것을 밝혀냈다. 특히 1.5m 크기의 어뢰 뒷부분 내부에 북한 글씨체로 보이는 숫자와 한글 조합인 ‘1번’이 새겨져 있는 것으로 알려져 천안함 침몰이 북한 소행임을 입증할 결정적 증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1번’이 아니라 다른 글자가 적혀 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 정부 관계자는 “파편에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군사작전명령임을 의미하는 ‘공일호’라는 표현이 있다는 얘기를 다른 정부 관계자로부터 들었다”고 전했다.
북한은 중국 등에서 수입해 개량한 음향추적 중어뢰를 사용했으며 이 어뢰는 천안함 좌측 아래쪽 4∼5m에서 폭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체구조 및 관리팀은 천안함이 급격히 침몰한 원인과 손상 과정에 대한 조사를 전담해 왔다. 천안함의 함미와 함수 절단면을 입체영상으로 촬영해 절단면 파괴 형태에 따른 원인을 조사했으며 무기체계별 수중폭발을 재연하는 시뮬레이션 작업을 통해 어떤 무기체계에 의한 파괴인지를 규명했다. 선체구조 및 관리팀은 어뢰 공격시 나타나는 현상과 가장 가깝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폭발유형분석팀은 내부 폭발인지, 외부 폭발인지와 직접 타격에 의한 것인지, 비접촉 폭발인지를 가려내는 작업을 했다. 분석팀은 탄약고와 연료탱크의 손상이 없는 점 등을 들어 내부 폭발 가능성과 직접 타격에 의한 가능성은 낮고 외부 폭발이며 비접촉 폭발이란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작전팀은 해저 장애물과 유형별 적 도발 가능성을 판단, 천안함은 잠수정과 잠수함 등 수중세력을 이용한 북한의 작전에 의해 침몰됐다는 결론을 내릴 개연성이 크다. 군사 전문가들은 천안함이 북한의 유도작전에 말려들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북한이 지난 2월 초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 집중적인 해안포 사격을 실시, 우리 초계함들이 해안포 사격을 피하기 위해 백령도 인근으로 우회토록 유도한 뒤 잠수정이나 잠수함에서 어뢰 공격을 했다는 분석이다. 백령도 인근은 서해에서 비교적 수심이 깊어 잠수정이나 잠수함 활동이 가능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합조단은 이번 조사 결과 발표 후에도 추가적인 자료 보완을 위해 규모를 축소해 계속 활동할 예정이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