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탈루와 전쟁하는 판에…” 그리스, 탈세 남편 둔 여성장관 해임

입력 2010-05-19 18:33

그리스 정부가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탈세와의 전쟁을 벌이면서 여성 관광부 장관을 해임했다. 남편의 세금 탈루가 이유다.

그리스 정부는 18일 성명을 통해 “안젤라 제레코우(51) 관광부 장관이 (남편의) 탈루 스캔들이 언론에 보도된 후 사임의 뜻을 전해왔다”면서 “가족사로 정부에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서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9일 보도했다. 앞서 현지 언론은 제레코우의 남편인 톨리스 보스코폴로스(70)가 나이트클럽을 운영하면서 세금 550만 유로(약 78억원)를 탈루해 벌금과 함께 기소될 처지에 놓였다고 보도했다. 현재 그의 부동산은 동결 조치가 취해진 상태다.

지난해 10월 현 사회당 정부가 집권하면서 입각한 제레코우는 배우 출신으로 플레이보이지 그리스판 표지모델로 등장하기도 했다. 남편 보스코폴로스도 1970, 80년대를 풍미했던 유명 가수였다.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총리 정부는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장관 남편의 탈세 사건은 정부 신뢰도 실추와 함께 정책 추진 동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대형 악재이기 때문이다. 재정위기로 유로존과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을 받은 그리스 정부는 재정적자 축소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하기 위해 지난주부터 탈세와의 전쟁을 선언한 터였다. 전문직 고소득자와 연예산업 종사자가 주 타깃이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