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육군 군목 10%가 한국계… 군 선교 핵심”

입력 2010-05-19 18:11


주한미군 군종실장 박병동 대령 내달 귀환… 예장 통합 군선교부 환송예배

“사랑하는 두 조국인 한국과 미국을 함께 섬길 수 있어 행복한 2년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한국을 들어 크게 쓰신다는 것을 깊이 깨달았고 그 자랑스러움을 안고 돌아갑니다.”



주한미군 군목 중 최고 위치인 군종실장으로서 첫 한국계인 박병동(61) 대령이 다음달 미국 귀환을 앞두고 미군과 한국군 군목들을 한자리에 모으는 뜻 깊은 만남을 주선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 군농어촌선교부가 초청하는 형식으로 18일 저녁 주한미군 서울 용산기지 내 한 레스토랑에서 한국 군목 7명과 미국 군목 12명이 함께 만나 예배 드리고 군 선교에 대해 토의한 것이다.

군농어촌선교부 임은빈 부장(목사)은 “얼마 전 여성 군목 제도 관련 토론회에서 만난 박 대령님의 ‘한국과 미국은 정치·경제 등 관계보다도 영적 혈맹의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는 말씀에 감명을 받아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박 대령은 현재 주한미군 내 한국계 중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군인이다. 한국계 중 첫 장군으로 진급할 가능성도 있다. 그는 1971년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처음 해외로 파송한 평신도 선교사이자 나중에 안수를 받고 미국 샌프란시스코 순복음교회를 이끌었던 고 박여호수아(박재영·1999년 작고) 목사의 아들이기도 하다.

박 대령은 “현재 전체 미 육군 군목 1500여명 중에서 한국계가 무려 120명에 달한다”면서 “미군에서는 한국 목사님들 아니면 군 선교가 안 된다고 할 정도”라고 소개했다. 고3 때 미국에 건너간 그는 “늘 한국을 자랑스러워했지만, 한국에 머무르는 동안 하나님께서 앞으로도 한국을 크게 쓰실 것이라는 확신을 얻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한국 기독교의 열정적인 분위기는 신앙이 약한 주한미군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여기서 근무하며 좋은 신앙을 얻고 돌아간 미군들을 많이 봤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군과 미군 군목들은 예배와 식사를 통해 교제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서로의 병영에서 설교해 줄 것을 부탁하는 모습도 곳곳에서 보였다. 최근 한국에 들어온 주한미군 2사단 소속 피터 방(방석형) 목사는 “저희에 비해 돌봐야 하는 장병 수가 4배 정도 많은데도 열정적으로 사역하시는 한국군 목사님들께 자극을 받았다”고 말했다.

글·사진=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