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만에 교회 다시 나가는 김경동 서울대 명예교수

입력 2010-05-19 18:11


“젊은시절 교회에 불만 쌓여 외면

은퇴 뒤 영성 갈급함 절실히 느껴”


사회학자인 김경동(74·수표교교회·사진) 서울대 명예교수는 최근 교회에 다시 나가기 시작했다. 거의 50년 만이다. 김 교수는 요즘 매주 교회에 출석해 말씀 듣고 기도하는 것이 무척 행복하다고 했다. “모태신앙으로 자란 저는 1960년대 초 교회에 발길을 끊었지요. 교회에 불만이 쌓였던 겁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마음 한 구석에서 영성의 갈급함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2002년 정년퇴임한 김 교수는 오랜 지기인 은준관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총장의 소개로 실천신대에서 강의를 하며 자연스레 잠자고 있던 영성을 깨우게 됐다고 했다. 이를 계기로 기독교 공동체운동에 대해 정리하기 시작했다. 전공인 사회학을 기독교에 적용, 한국교회에 기여해보자는 판단에서다.



19일 서울 서초동 개인 사무실에서 만난 김 교수는 지난달 출간한 저서 ‘기독교 공동체운동의 사회학’을 꺼내 놓았다. ‘코이노니아(Koinonia)의 이론과 전략’이란 부제처럼 기독교가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 부흥을 성취하기 위한 나름의 해법을 담은 책이다.

그는 책에서 한국교회가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선 사회 내 각 공동체에 대해 관심을 갖고 교회공동체 운동을 적극 전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목회자와 신학도들이 한국 사회의 변화에 대한 기본적 이해와 함께 교회사회적 기능 및 문제점에 관한 정확한 사회학적 인식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교회공동체 운동은 교회가 그동안 지역사회에 소홀했다는 반성에서 비롯됩니다. 외로움은 하나님의 뜻이 아닙니다. 교회가 이웃과 함께하는 사랑과 섬김의 공동체로 거듭나야 합니다.”

그는 무엇보다 교회 내 영성 회복과 갱신이 필요하다고 했다. 목회자 중심보다는 성도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회중 중심의 교회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교단과 교파, 교회 간 경쟁을 그만두고 갈등 해소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조언도 내놓았다. 그리고 두려움을 갖지 말고 선교와 봉사 활동에 적극 나서라고 주문했다. 자신도 서울시자원봉사센터 이사장으로 재직하며 사회봉사 활동에 적극 나서며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교회공동체 운동은 지역사회 섬김에서 끝나는 게 아닙니다. 운동 결과를 수시로 평가해 교회 갱신에 환류(feedback)시키는 노력이 뒤따라야 합니다. 기독교는 사회운동 목적 외에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종교이기 때문이지요.”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