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천안함, 北 어뢰 공격으로 침몰” 발표… MB “누구도 부인못할 물증 제시”
입력 2010-05-20 00:26
국방부 민·군 합동조사단은 20일 해군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 공격에 의해 침몰됐음을 입증하는 각종 물증과 상황을 제시한다. 합조단은 물증으로 지난 주말 수거한 어뢰의 금속파편을 내놓을 방침이며, 이 파편에는 ‘1번’이라는 숫자와 한글이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합조단의 조사 결과 발표 직후 부처별로 강력한 대북 제재 방안을 마련하고 이명박 대통령은 다음주 초 대국민 담화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19일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와 전화 통화를 갖고 “내일 천안함 사태 조사 결과 발표 때 세계 어느 나라, 어느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분명하고 확실한 물증이 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과 하토야마 총리는 천안함 사태 조사 결과 발표 이후 처리 과정에서 양국이 긴밀히 협력해 강력한 국제 공조를 추진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린 주한 EU(유럽연합) 상공회의소 오찬 강연에서 “천안함은 어뢰 폭발로 침몰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한국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의 조사 결과를 내일 발표할 예정”이라며 “이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단호하고 신중하게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 장관은 강연 후 기자들이 ‘북한이 천안함을 침몰시켰느냐’고 묻자 “확실하게 그렇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천안함 사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하는 것을 포함해 국제적인 대북 제재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안보리 의장성명 채택, 기존 유엔 결의 1874호에 몇 가지 제재조치 추가 등이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이 천안함과 관련한 대북 제재에 소극적 입장을 보이고 있어 유엔을 통한 대북 제재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정부 관계자는 “진전된 조사 결과를 중국에 수시로 브리핑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중국 설득 작업이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은 안보리에 회부하겠다는 한국 입장에 대해 지지 의사를 밝혔다. 필립 크롤리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18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조사 결과 발표가 있으면 한국 및 역내 다른 국가들과 조사 결과와 관련해 그 다음 조치들(next steps)을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천안함 조사 결과 발표 이후 한국 정부 입장을 지지하고 대북한 비난 성명을 내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도영 기자,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