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지33+’ 싱글 사역하는 김현실 목사가 말하는 싱글… 만남의 축복 준비하며 당당히 웃지요
입력 2010-05-19 17:42
“청소년 청년 장년 세대처럼 결혼 적령기를 지난 싱글 세대를 별도로 구분해 맞춤 사역을 해야 합니다. 결혼이 늦거나 이혼, 사별로 인해 혼자 사는 이들이 꽤 많습니다. 온누리교회만 해도 500여명이나 됩니다. 이들을 위한 새로운 공동체가 필요합니다.”
최근 33∼44세 싱글들의 특징을 연구하고 대안을 제시, 장신대에서 ‘브리지33+세대의 애착 형성 및 자기분화 향상을 위한 기독교교육’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김현실(46·온누리교회·사진) 부목사. 애착은 긴밀한 정서적 유대, 자기분화는 가족으로부터의 감정적 독립을 말한다.그는 “대부분 교회가 결혼이 늦은 싱글들의 문제를 지엽적으로 생각한다”며 “그래서 이들이 목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청년과 장년 어디에도 끼지 못해 ‘안개공동체’라고도 불립니다. 혼자 예배만 드리고 소속이 없으니 목회적 돌봄도 없죠. 대부분 청년·대학생부에서 잘 훈련된 청년들입니다. 이들을 방치하면 교회일꾼을 잃는 셈입니다.”
김 목사는 이 싱글들이 이미 집단화됐다며 이들을 위한 전문 목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은 이 싱글 집단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작은 용량의 포장, 원룸 등이 이를 잘 나타내고 있다. 교회도 눈을 떠야 한다고 그는 역설했다.
김 목사는 이 같은 생각을 사역에 적용해 왔다. 온누리교회에서 33∼44세 싱글 남녀들의 모임인 ‘브리지33+공동체’를 3년째 맡아 이들을 회복시키고, 다음 세대의 중견리더로 키우고 있다.
그동안 공부하고 경험한 기독교교육을 결혼이 지연된 싱글들에게 쏟아 붓고 있는 셈이다.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그는 장신대에서 기독교 교육관련 석·박사과정을 마쳤다. 온누리교회 유치부를 맡기 시작해 어린이 청소년 청년 교회학교에서 부모 치유, 청년회복 프로그램을 개발했으며 결혼예배학교를 운영해왔다.
이번 논문은 브리지33+공동체의 효과적인 사역을 위해 고민하다 시작됐다. 싱글로 남는 원인을 찾고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논문에서 33∼44세 싱글의 증가를 시대적 현상으로 설명했다. 개인의 인성은 가정에서 이뤄지며, 가정은 사회를 민감하게 반영하기 때문이다. 특히 일제 식민지, 한국전쟁, IMF 외환위기 등 극도의 사회적 불안은 가정과 개인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김 목사는 33∼44세 싱글 증가의 원인은 일제시대와 한국전쟁이라고 밝혔다. “조부모와 부모가 경험한 두 사건은 가부장적 사회에서 가장을 빼앗아 가정의 기반을 뿌리째 흔들어 놓았습니다. 이것이 가족의 위기로 연결됐고, 다음 세대의 성격 형성에 문제를 낳았죠. 애착 형성에도 장애를 가져왔습니다.”
브리지33+공동체를 대상으로 한 친밀감 장애요인 분석 결과가 이를 뒷받침했다. 결혼이 지연된 싱글 남성은 상대방의 거절을 두려워하는 ‘두려움형’이 가장 많았다. 또 고학력 전문직이 상대적으로 많은 여성의 경우 “남자 없어도 잘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부형’이 우세했다. 두려움형 남성과 거부형 여성이 만나기 때문에 사귀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대안으로는 애착과 자기분화(가족으로부터 감정적 독립) 형성을 위한 현장교육을 제시했다. 무엇보다 각자의 마음상태를 직면하게 하고, 애착과 자기분화에 집중된 메시지와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브리지33+공동체에서는 싱글을 위한 결혼예배학교 등이 진행된다.
이 싱글들에 대한 선입견과 부정적 시각을 없애야 한다. 이들 세대가 갖고 있는 전문성과 헌신도, 네트워크가 하나님의 사역에 쓰일 수 있도록 각 교회의 목회적 돌봄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김 목사는 강조했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