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이후 긴박한 한반도] 3가지 물증+정황증거 제시한다

입력 2010-05-18 22:51


천안함 침몰 원인 결과 발표를 앞둔 국방부 민·군 합동조사단은 천안함이 북한 어뢰 공격으로 침몰했음을 입증해 줄 물증들에 대한 최종 점검에 들어갔다. 20일 공개할 조사 결과 발표문 초안은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안보정책조정회의에서 검토됐으며, 지적된 미비점들을 보완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합조단은 3가지 물증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어뢰 추진체인 스크루의 파편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 어뢰의 스크루는 통상 수상함이나 잠수함에 쓰이는 것과는 재질과 모양이 다르다. 목표물에 대한 공격 순간의 추진력을 최대화하기 위해 재질이나 모양이 특수하다. 특히 서방에서는 어뢰 스크루의 재질로 플라스틱 종류를 사용하지만, 공산권에서는 특수 알루미늄을 사용한다. 한 군사전문가는 “북한이 최근 도입한 최신형 서방어뢰를 사용한 것이 아니라면 공산권에서 주로 사용하는 알루미늄 재질의 스크루가 달린 어뢰를 사용했을 것”이라며 “스크루의 성분 분석으로 어느 지역에서 주로 사용되는 것인지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북한이 미국 등 서방 무기거래 감시기관의 눈을 피하기 위해 최근 도입한 어뢰가 아니라 오래전에 중국이나 구소련이나 러시아로부터 사들인 어뢰를 사용했다면 스크루 파편 성분이 알루미늄일 가능성은 더 크다.

두 번째 물증은 어뢰의 외피를 이루고 있는 금속파편이다. 통상 어뢰 외피는 두랄루민이라는 알루미늄 합금을 사용한다. 어뢰를 사용하는 나라마다 알루미늄의 소재나 합금 비율이 다르다. 중국에서는 국내산 알루미늄을 쓰거나 일본산을 수입해 쓰고 러시아제는 중앙아시아산을 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 번째 물증은 화약성분이다. 천안함 연돌부분과 사고해역 해저에서 검출된 화약성분이 7년 전 남쪽 해안에서 우리 군이 수거한 북한의 훈련용 어뢰에 사용됐던 화약과 성분이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검출된 화약은 2차세계대전 때부터 쓰였던 폭발력이 강한 RDX와 TNT, 알루미늄 일부가 혼합된 성분으로 알려졌다. 통상 훈련용 어뢰에는 화약성분이 많이 포함되지는 않는다. 군사전문가들은 “훈련 때는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알아볼 수 있는 섬광이나 흔적을 남길 수 있는 소량을 사용한다”며 “실제 어뢰에 사용되는 화약성분과는 다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발표문에는 물증과 함께 북한 잠수함과 잠수정의 움직임 등 정황적인 증거들도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