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광역단체장 후보 릴레이 인터뷰] ③ 유시민 국민참여당 경기지사 후보
입력 2010-05-18 22:40
“천안함, 北 소행이라면 대통령이 석고대죄할 일”
야3당 단일후보인 국민참여당 유시민 경기지사 후보는 18일 여의도 M호텔에서 가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특유의 공격 본능을 드러냈다. 그는 “천안함 사태가 일부 정치세력이 믿고 싶은 대로 북한에 의한 도발이라면 대통령부터 군 수뇌부 전체, 집권여당이 국민 앞에 석고대죄해야 할 일”이라고 비판했다. “천안함이 어뢰로 격침됐다는 것은 억측”이라는 유 후보의 발언 이후 여당 대표까지 나서 ‘후보직을 사퇴하라’며 공격하자, 반격에 나선 것이다.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를 비교해 달라.
“한나라당이 ‘경제 망친 정권 대 경제 살린 정권’이라고 말하는 것은 뻔뻔한 태도다. 참여정부 때는 경제성장률 4% 이상, 국민소득 2만1700달러, 주가 2000시대를 열었다. 또 IT(정보기술) 경쟁력 3위, 언론자유지수도 높아졌다. 반면 현 정부 들어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로도 추락한 적이 있고 국민소득은 1만7000달러, 언론자유 중위권, IT 경쟁력 16위로 떨어졌다. 남북관계는 위태로워지고 안보는 흔들리고 있다. 양극화는 심화 수준을 넘어 서민들의 삶이 위기에 몰린 상황이다.”
-선거구도가 현 정권 대 전 정권 구도로 흘러가는 분위기다.
“전 정권 인사들이 선거에 후보로 나서는 건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여야 사이에 정권이 왔다 갔다 하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그럴 수밖에 없다. 전 정권을 심판한다 하는데 이미 심판은 3번이나 이뤄졌다. 2006년 지방선거 때 중간평가로 한 번, 2007년 대선과 총선으로 연이어 심판했다. 세 번씩이나 심판한 정권을 부관참시하자는 것인가. 지금은 집권 중반기니까 현 정권 인사들이 나라를 운영한 것을 평가받을 생각을 해야 한다.”
-야권 후보 단일화에 따른 지지율 제고 효과를 어떻게 판단하는지.
“선거판 전체를 흔들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역주행에 지친 국민들은 야권의 단결에 위안을 얻고 있다. 역전까지 이어질 것이다.”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가 “천안함 사태를 대통령 책임으로 몰고 가는 것은 북한에 면죄부를 주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저는 33개월 군 만기제대를 했다. 반면 김 후보는 군 경험을 안했기 때문에 군을 잘 모른다. 군은 보고가 생명이다. 그리고 작전에 실패한 지휘관은 용서받을 수 있지만 경계에 실패한 지휘관은 용서받지 못한다는 게 군의 격언이다. 아까운 젊은이들 46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경계에도 실패했고, 사고대처에도 철저하게 무능했다. 국민들에게 먼저 사죄하고 시작해야 한다. 또 조사 과정에서 찔금찔금 온갖 내용이 (언론을 통해) 나오고 있는데 병정놀이도 아니고 국가 안보를 이런 식으로 다루는 집단이 어디 있나. 군을 경험하지 못한 분들이 그냥 배가 침몰했다면 북한 공격이려니 단정하는데 정말 부끄러움을 모르는 것 같다.”
-김 후보의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공약은 어떤가.
“GTX는 경기도와 서울을 연결하는 개념이다. 서울 집중을 심화시킬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자족 기능이 약한 경기도가 더욱 베드타운화될 수 있다. GTX가 건설되면 아파트 값이 올라가서 좋아하는 분들도 있을지 모르겠다. 민자유치를 한다지만 적정수익을 보장해주기 위해서 결국은 전부 국민 세금으로 메우게 돼 있다. 경기도에는 도시 사이를 연결하는 도로망, 선로망을 확충하고 산업적 자족 기능을 높여가는 것이 필요하다. 더 많은 서울의 베드타운을 건설하는 게 경기도 도정의 목표가 될 수는 없다.”
-김 후보와의 차별 포인트는.
“김 지사가 되면 4대강을 밀어붙일 텐데 내가 지사가 되면 방해할 것이다. 과적단속도 하고 환경영향평가를 해서 기준에 못 미치면 중지 명령을 내릴 것이다. 또 내가 되면 도내에서 생산한 친환경농산물로 학교에서 무상급식이 이뤄질 것이고, 김 후보가 되면 아이들이 학교에 가서 뭘 먹는지도 모르는 불안감이 계속될 것이다. 김 지사가 되면 골프장을 계속 더 만들고 내가 되면 골프장 하나도 인허가 안할 것이다.”
-유 후보에 대해 ‘말을 자주 바꾼다’ ‘분열주의자다’ 등 세간의 혹평이 있다.
“내 정치적 견해에 충실하지만, 나와 다른 견해를 갖고 있는 야당 정치인들을 존중한다. 그리고 이명박 정권의 독주독선을 저지하기 위해 그들과 연합하고 손을 잡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나는 연합주의자다. 안티는 나의 정치적 반대자들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노무현 전 대통령도 안티가 많았다고 한다. 그들의 정치적 의지가 확고하고 뚜렷했기 때문이다. 나는 안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바람은 그물에 걸리지 않는다. 국민참여당과 함께 뚜벅뚜벅 내 길을 갈 것이다.”
한장희 강주화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