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노래, 갈라진 기념식’… 보훈처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순서 없애 논란

입력 2010-05-18 18:33

올해 5·18민주화운동 30주년 기념식장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순서가 사라진 것을 놓고 정치권에서 거센 논란이 일었다.



국가보훈처는 18일 광주 운정동 5·18 국립묘지에서 엄수된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과 5·18 유가족 대표의 ‘5·18민주화운동 경과보고’를 넣지 않았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2004년부터 정부의 5·18 기념식에서 불려왔다. 보훈처는 특히 당초 기념식 마지막 순서로 ‘방아타령’ 연주를 넣었다가 비난이 빗발치자 실제 행사에서는 ‘마른잎 다시 살아나’ 연주로 바꾸기도 했다. 경기도 민요인 방아타령은 “노자 좋구나, 오초동남 너른 물에 오고가는 상고선은 순풍에 돛을 달고 북을 두리둥실 울리면서…”라는 가사를 담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우상호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광주 기념식장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대신에 방아타령이 울려 퍼질 뻔했다. 경사 났나. (정몽준 대표의) 축하화환에 웬 방아타령인가. 정말 실망을 넘어 분노까지 치민다”고 비난했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도 “나도 80년대 초부터 민주화운동을 하면서 시위현장에서 매일 불렀던 노래인데,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광주시당 선대위 회의에서 “엄숙해야 할 기념식장에서 노래 한 곡 부르냐, 안 부르냐 문제를 갖고 분위기를 망친 그 미숙한 조정능력에 대해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