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유럽발 위기 때문에…”… 위안화 절상 철회 움직임

입력 2010-05-18 22:02


남유럽 경제위기가 중국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중국의 위안화 절상과 금리인상 등 금융정책에 중대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우선 유로화 폭락으로 경쟁력이 약화됐다며 당초 약속했던 위안화 절상 계획을 철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야오젠(姚堅)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17일 “유럽은 중국의 최대 수출시장으로 (재정위기가) 수출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유로화에 대한 위안화 환율이 올 들어 14.5%나 절상됐다”면서 “중국 무역정책의 조절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혀 위안화 절상에 신중할 것임을 시사했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앞서 15일 “부동산가격 및 물가상승, 경제성장 둔화 조짐, 그리스 사태 영향 등 대내외 여건이 매우 복잡하다”면서 정책조정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도 18일 중국이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유로화 하락으로 수출 감소와 위안화 정책, 외화보유액 운용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유럽은 중국의 최대 교역상대국으로 올해 1분기에만 중국의 대유럽 수출입액도 1235억 달러에 이른다. 이는 중국 전체 수출입 총액 6179억 달러의 20%를 차지하는 규모다. 이 중 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 등 남유럽 국가와의 수출입 규모는 174억 달러로 전체의 2.8%에 불과하지만 재정위기가 유럽 전체로 확산될 경우 중국은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한국은행 베이징사무소는 “남유럽 재정위기는 중국 정부가 향후 위안화 절상이나 금리인상 등 정책 결정시 더욱 신중한 입장을 취하게 만드는 변수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이 6개월 만에 처음으로 미국 국채 순매수로 돌아선 것도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안전자산 확보 차원으로 이런 흐름과 맞물려 있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중국의 미 국채 보유잔액은 8952억 달러로 전월 대비 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지난해 9월 미 국채 보유액을 9383억 달러까지 늘렸다가 10월부터 그 규모를 계속 줄였고, 올 들어 지난 2월 말엔 8775억 달러까지 축소했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