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테러모의 알카에다 간부 검거… “남아공, 테러리스트 침투 파악 못해”
입력 2010-05-18 22:00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을 겨냥한 국제테러조직의 테러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그럼에도 남아공 정부의 보안시스템은 허점투성이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라크 보안당국은 다음달 월드컵이 개막되는 남아공에서 테러를 저지를 계획을 모의한 혐의로 이라크 알카에다 간부인 아잠 살레 알 카타니(31)를 검거했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17일 보도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적으로 사우디군(軍) 장교 출신인 카타니는 알카에다 2인자 아이만 알 자와히리와 함께 월드컵 테러를 모의했다고 이라크 당국은 밝혔다. 카타니는 바그다드 지역 알카에다의 안보총책으로 활동해 왔으며 2007년 이라크 주둔 미군에 검거됐다가 이듬해 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알카에다의 남아공 월드컵 테러 움직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데 심각성이 있다. 북아프리카에서 활동 중인 ‘이슬람 마그레브 알카에다(AQIM)’는 남아공 서북부 루스텐버그에서 다음달 12로 예정된 미국과 영국 예선 경기에 폭탄 테러를 가하겠다고 지난 4월 천명한 바 있다. AQIM은 미국과 영국 외에도 프랑스, 독일 대표팀을 테러 대상으로 꼽았다.
또 남아공 당국은 지난해 10월엔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은 채 월드컵을 겨냥한 알카에다의 공격 음모를 적발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남아공 프레토리아 대학의 후세인 솔로몬 교수는 알카에다가 남아공 국적으로 위조된 여권을 갖고 이미 곳곳에 침투해 있으나 당국이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솔로몬 교수는 2005년 7월 영국 런던 지하철 폭탄 테러 당시 수십개의 남아공 위조 여권이 발견됐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특히 알카에다 지도자인 오사마 빈라덴의 전직 경호원이었던 하룬 아스왓이 수년간 남아공에서 살았다는 점은 남아공 월드컵 테러와 관련 있다고 추정했다.
남아공 경찰은 2주 전 알카에다의 파생조직인 알샤바브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도 혐의점이 없다고 결론 내리기도 했다.
남아공 라디오방송 ‘토크 라디오 702’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동안 자사 기자들을 동원해 주요 공항의 보안검색 실태를 점검한 결과, 위험 물질의 기내 반입 성공률이 50%가 넘었다. 스테이크용 나이프, 드라이버, 가위, 면도날, 주사기 등이 든 휴대용 가방을 소지했는데도 적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국내선 전용인 넬스푸르트 공항의 경우 소금과 녹색 액체가 각각 든 병을 반입하려다 적발됐지만 보안요원들은 폭발물 조사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