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세계로교회, 광주 참누리교회… 영호남 교회 손잡고 무료 개안수술
입력 2010-05-18 18:01
“한쪽 눈이 어두워져 포기하고 살 뻔했는데 시력을 되찾아줘 고맙습니다. 저도 부족하나마 남을 돕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얼마 전부터 눈에 뿌연 안개 같은 것이 낀 박종철(69·광주 쌍촌동)씨는 지난 11일 무료 백내장 수술을 받았다. 회복 시력은 1.0. 예상하지 못했던 수술을 받고 시력을 되찾은 그는 마치 새로 태어난 기분이다.
영호남의 두 교회가 손 잡고 광주 사람들에게 무료 개안수술을 추진하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고신) 총회 소속 광주 참누리교회(전라노회)와 부산 세계로교회(김해노회)다.
지난 3월 초 세계로교회 손현보 목사는 교단 행사 때 설교하기 위해 광주 참누리교회를 방문했다. 손 목사는 설교를 마친 뒤 광주에서 둘러볼 만한 곳을 물었고, 참누리교회 송용석 목사는 운정동에 위치한 5·18 민주화묘역을 추천했다.
두 목사는 한국 민주화운동의 상징인 현장에서 영호남 화합을 위해 할 수 있는 사역을 찾았다. 그러던 중 세계로교회에서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을 대상으로 무료 개안수술을 해 준다는 말을 들은 송 목사는 광주 사람들도 도와줄 것을 제안했고, 손 목사도 이를 쾌히 수락했다. 곧바로 광주 서구청과 ‘밝은안과21’의 협력을 얻었다.
두 교회와 광주 서구, 병원 측은 지난 4일 지역 주민들을 모아 설명회를 가지고, 이달 말까지 녹내장, 백내장 등 안과 질환자 75명에게 수술을 해주기로 했다.
밝은안과21 안형석(37·광주 월광교회) 실장은 “세계로교회는 남모르게 10년 동안 매년 100∼1000명의 개안수술을 지원해 주고 있다”며 “이번에도 45명은 세계로교회에서, 30명은 참누리교회에서 수술비를 지원키로 했는데 앞으로 이 행사가 매년 이어져 교회가 영호남 화합에 큰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