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회의 결렬-총회, 재선거 제 갈 길 간다
입력 2010-05-18 16:33
[미션라이프] “아휴, 힘들다 힘들어.”
이규학 감독회장 직무대행이 한숨을 쉬며 회의장을 떠났다.
“이렇게 고집을 피우면 싸우자는 얘기밖에 안돼.”
몇 분 뒤 연회 감독들이 굳은 표정으로 나왔다.
17일 서울 태평로 기독교대한감리회 본부에서 열린 감독회의는 4시간 만에 이렇게 마무리됐다. 선(先) 재선거와 선 총회를 놓고 교단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이 직무대행과 6명의 감독들이 5개월 만에 감독회의를 개최했지만 상호 불신의 벽만 확인했다.
감독들은 지난달 7개 연회에서 총회 개최 건의안이 통과됐고, 9개 감독들이 총회를 지지한다는 점을 들며 이 직무대행의 동참을 요구했다. 이들은 총회를 개최할 경우 사회권과 의제 설정 권한 등 모든 사항을 이 직무대행에 위임하고, 불법 논란이 있는 재선거관리위원회까지 인준하겠다는 양보안도 제시했다. 그러나 이 직무대행은 자신에게 주어진 법적 권한은 재선거 시행이 유일하다며 이 안을 거부했다.
회의가 결렬된 뒤 이 직무대행은 “법원이 세운 직무대행 보고 법 테두리 밖에 나와 수습하라는 것은 따를 수 없다. 특히 나에게 상의 한번 없이 총회 소집 공고가 나온 상황에서 어떻게 감독들을 믿을 수 있겠나”고 반문했다. 재선거를 지지하는 신문구 서울연회 감독을 제외한 감독들은 따로 모여 대책회의를 연 뒤 “총회를 통한 행정복원을 염원하는 모든 진영과 연대해 다음달 25일 이전에 총회를 개최한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다만 전직감독협의회가 ‘5월 27일 총회’ 소집 공고를 낸 데 대해서는 “충정은 이해하지만 사전 협의가 없었던 일”이라며 일단 선을 그었다.
한편 전직감독협의회는 총회 준비위원회를 조직하는 등 실질적 총회 준비에 돌입했다. 이들은 성명을 내고 “이번 총회는 민심에 의해 자발적으로 개최된 총회로서 그 명분과 결의는 당위성과 위력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지호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