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만의 재정클리닉(10)

입력 2010-05-18 14:38

믿지 않는 남편이 십일조를 원하지 않을 때

5년 전 남편의 암이 기적적으로 치유되는 것을 보면서 신앙을 갖게 된 이정순씨가 십일조 문제로 요즘 남편과 말다툼이 잦아졌다. 맞벌이를 하고 있는 이 가정의 월 소득은 430만원 정도. 무슨 일이 있어도 십일조만큼은 해야 한다는 아내와 십일조는 나중에 하고 당장 빚부터 갚자고 하는 남편이 충돌한 것이다. 매월 자녀교육비와 부채상환 이자를 제하고 나면 생활비도 빠듯한데 십일조는 꼭 하지 않아도 된다는 논리를 펴는 남편 앞에서 아내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간혹, 십일조에 대하여 구시대의 유물이양 취급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구약시대의 율법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십일조는 모세 율법이 계시되기 430년 전에 아브라함을 통해서 이미 드려졌다(히7:1~10). 만약 십일조가 율법의 산물이었다면 오래 전에 아브라함이 굳이 십일조를 드릴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하나님께로부터 온 소유에 대한 주권을 인정하는 것이 십일조이다. 하나님과의 관계에 대한 고백과 감사함으로 희생의 드림을 기꺼이 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관심이 얼마를 드렸느냐 하는 액수나 퍼센트에 있지 않다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십일조를 드리는 우리 마음의 태도에 집중하신다.

우리가 십일조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말라기 선지자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증거가 그들이 헌금을 드리지 않는 것이라고 선포했다. 예수님도 “너희의 재물이 있는 곳에 너희의 마음도 있다”라고 말씀하셨다. 이 세상의 누구라도 자기 자신의 가치와 무게중심의 우선순위를 정하여 돈을 사용한다는 것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하나님은 인간의 내면세계를 너무나도 잘 알고 계신 분이다. 사람이 가장 공포감을 느끼는 높이가 11미터라고 하는데 그래서 때로는 십일조를 통하여 하나님께 대한 신뢰의 정도를 시험하시는 것 같다.

하나님께서는 믿지 않는 남편과 같이 살고 있는 아내가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십일조를 하기로 작정한 그 마음을 이미 아신다. 그래서 남편을 거스르면서까지 기어이 내 뜻을 이루겠다는 주장을 하기보다는 먼저 남편에게 순종하며 남편과 진지한 대화를 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하라. 그리고 기도하며 십일조에 대한 제안을 남편에게 해 보라. 한 달에 얼마의 액수를 정하여 남편과 함께 하나님께 헌금하고 싶다고 정중하게 말하는 것이다. 성급하게 배우자의 동의도 구하지 않고 혹은 남편 몰래 헌금하려고 하는 태도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지금 당장 온전한 십일조를 하나님께 드릴 수 없다고 해서 불안해하지 말고 하나님께서 베풀어 주신 은혜에 감사하고 소득에 대한 십일조를 왜 드려야 하는지 남편과 나눠라.

그리고 한 해를 결산하며 하나님께 드린 십일조가 가정에 어떤 재정적 영향을 끼쳤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십일조를 드림으로 인해서 가정 경제에 재정적으로 보탬이 되었거나 혹은 손해가 됐을 수도 있다. 기도할 것은 하나님께서 남편에게 나타내 보이시도록 간절히 간구하는 것이다.



김진만·보아스파이낸셜클리닉 대표(재정 상담이나 더 많은 자료를 원하시면 cafe.daum.net/boazfn으로 가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