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섭 ‘황소’ 35억∼45억에 내달 경매 나온다
입력 2010-05-17 19:14
이중섭의 ‘황소’가 박수근의 ‘빨래터’가 세운 국내 미술품 경매 최고가에 도전한다.
미술품 경매회사인 서울옥션은 오는 6월 메이저 경매에서 이중섭의 유화 ‘황소’를 추정가 35억∼45억원에 출품한다고 17일 밝혔다.
소 한 마리가 땅을 내딛는 모습을 역동적으로 그린 ‘황소’는 1972년 현대화랑(현 갤러리 현대)에서 열렸던 이중섭 전에 출품된 뒤 일반에 처음 공개되는 유화 작품이다. 화면 뒤에는 제목, 작가, 소장가, 전시 기간 등 작품정리카드가 붙어 있다.
소를 소재로 한 이중섭의 유화는 삼성미술관 리움 소장품 등 10여점만 알려져 있을 정도로 흔치 않은 작품이다. 작품 크기는 가로 51.3㎝, 세로 35.3㎝로 교과서에 수록된 ‘흰소’(가로 41.7㎝, 세로 30㎝·홍익대 박물관 소장)보다 크다.
서울옥션 측은 이 작품 도판이 흑백사진으로 실려 있는 72년 현대화랑 작품집에 ‘작가가 통영에서 맨 먼저 그린 소’라는 해설이 붙어 있는 점으로 미뤄 이중섭이 통영에 머물렀던 53년에 그린 작품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매 출품자는 부동산 관련업을 하는 박태헌(87)씨로 55년 미도파화랑에서 열린 이중섭 개인전에서 가족을 소재로 한 작품 3점을 샀지만 이중섭이 자신의 가족에게 그 작품을 선물하기 원해 ‘황소’ 그림과 교환한 이후 지금까지 소장해 왔다고 서울옥션 측이 설명했다.
이학준 서울옥션 대표는 “6월 중 경매를 계획하고 있다”며 “최근 세계 미술품 경매시장에서 잇따라 최고가가 경신되고 있는 분위기에서 박수근의 ‘빨래터’가 세운 45억2000만원 기록을 깰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이중섭의 그림 중 최고가는 2008년 서울옥션 경매에 출품된 10호 크기의 유화 ‘새와 아이들’로 15억원에 낙찰됐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