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110년 맞는 한국정교회, 5월 29일 ‘죽음’ 주제 국제심포지엄
입력 2010-05-17 18:43
“한국사회에는 죽음에 대한 영적인 안내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정교회 한국 대교구장 암브로시오스 아리스토텔리스 조그라포스(50) 대주교는 17일 서울 아현동 대교구청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한국정교회는 올해 110주년을 맞이해 ‘죽음’에 대한 국제 심포지엄을 준비하고 있다. 다른 교단들이 선교 역사를 기념하는 해에 여는 행사와는 사뭇 다르다.
조그라포스 대주교는 “건물을 짓거나 성도수를 언제까지 몇 명 늘리겠다는 계획은 없다”면서 “다만 초대교회의 영적인 가르침을 한국교회에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심포지엄의 주제는 ‘친구인가, 적인가? 죽음의 신비에 대한 정교회의 신학’으로, 정교회의 정체성을 말하는 자리다. 정교회는 ‘부활의 교회’로 불릴 정도로 부활 신앙을 강조한다.
조그라포스 대주교는 “죽음은 주님 부활의 빛”이라고 함축했다. 그렇다고 죽음을 미화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오히려 한국사회의 높은 자살률이 걱정스러울 따름이다. 한국외국어대 그리스어학과 교수로도 재직 중인 그는 상당수의 학생들이 자살을 선택사항으로 인식하는 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외형적 성장보다 영성을 강조하는 한국정교회는 전국 7개 교회에 성도수는 3000∼4000명인 작은 규모이지만, 초대교회의 모습을 지켜가는 모델로 교계에서는 작지 않은 영향력을 갖고 있다. 한국정교회는 오는 29일 대교구청에서 국제심포지엄을 갖고 30일 성찬예배를 올린다. 오는 8월에는 비잔틴 성가대가 방한해 110주년 기념 공연도 갖는다.
이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