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는 지금 과일 확보 전쟁 중… 냉해 등 영향 수확량 저조 예상

입력 2010-05-17 18:24

유통업계에 때아닌 과일 확보 전쟁이 벌어졌다. 지난 겨울 한파로 과수나무가 얼어 죽고 올봄까지 이어진 이상저온, 일조량 부족으로 착과율이 떨어지면서 올 추석 때 사과·배 값이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신세계 이마트는 추석을 넉 달 이상 앞두고 바이어들을 과일 산지로 내려보내 추석 청과 선물세트 물량 확보에 나서고 있다.

사과는 냉해로 기형과일이 생길 가능성이 커진 점을 고려해 농장 단위로 구매 계약하던 방식을 버리고 바이어가 직접 사과나무를 살펴본 뒤 선별 계약하기로 했다. 선별된 나무에는 ‘이마트 계약농장’이라고 표시된 노란 리본을 달아 별도 관리한다.

배는 냉해로 꽃이 떨어지면서 수확량이 지난해에 비해 30% 이상 줄 것으로 전망된다. 배 담당 바이어들은 전북 장수, 경남 거창 등 수확시기가 빠른 남부지역의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수시로 산지에 내려가고 있다.

최상록 이마트 청과팀장은 “올해 추석 때는 좋은 품질의 사과와 배를 얼마만큼 확보하느냐에 따라 청과 선물세트 매출이 좌우될 것”이라며 “사과와 배를 대체할 수 있는 곶감과 한라봉 등의 물량도 대폭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 과일담당 신경환 MD(상품기획자)는 추석 물량 확보를 위해 예년보다 2∼3배 많이 출장을 가고 있다.

신 MD는 “최근 주요 산지를 돌아본 결과 전북 장수 사과는 30%, 경북 상주, 전남 나주·영암 배는 30∼40%가량 출하량이 줄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난해는 7월부터 사전 계약구매를 시작했는데 올해는 벌써부터 구매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주요 산지지역 내 미거래 농가와의 거래 확대, 산지 다변화 등을 통해 과일 냉해 피해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