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인조 할머니 사기단’… 노인들에 값싼 중국산 약초 “만병통치약” 속여 수백만원에 판매

입력 2010-05-17 18:26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값싼 중국산 약초를 만병통치약이라고 속여 노인들에게 수백만원씩 받고 판 혐의(상습사기)로 천모(67·여)씨 등 할머니 사기단 7명을 검거해 4명을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할머니들로 이뤄진 ‘노랭이 식구’ 사기단은 지난해 2월부터 중국산 ‘보골지’ 약초를 만병통치약으로 거짓 광고해 판매한 혐의다. 이들은 지난 1월 12일 서울 구로동 구로시장에서 보골지 1200g(시가 3000원)을 한모(72·여)씨에게 400만원을 받고 파는 등 노인 200여명에게서 모두 3억여원을 챙겼다.

사기단은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시장 바닥과 지하철역에 보골지를 깔아 두고 노인들을 현혹했다.

사기단 중 한 명은 “이 약을 먹고 우리 아버지의 병이 다 나았다. 돈이 얼마가 되든 상관없으니 더 구해 달라”며 그 자리에서 수백만원을 건네는 등 바람을 잡았다. 가격에 부담을 갖는 노인들에게는 “절반씩 돈을 내자”며 꼬드겼다. 사기단은 피해자들이 현금을 찾을 수 있도록 은행 근처에서 은행 업무시간에만 범행했다.

보골지는 원기회복을 돕는 약재지만 단독으로 쓰이는 경우는 없고, 과다복용하면 부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의 범행을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매달 10만∼20만원을 뜯어낸 오모(75)씨를 공갈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