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총 문화부 항의 방문… “특정종교 부당지원 중단하라”
입력 2010-05-17 18:11
정부의 특정종교 편향적 예산 집행을 지적하는 목회자들의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대구기독교총연합회(대기총) 임원들은 17일 문화체육관광부를 항의방문하고 1200억원이 투입되는 팔공산 불교테마공원 건립과 1년에 185억원씩 투입돼 운영되는 템플스테이 등 불교에 치우친 예산 집행의 부당성을 지적했다. 이들은 불교테마공원을 반대하는 10만장의 서명서를 갖고 갔다.
이상민 불교테마공원 조성 방지를 위한 대책위원장은 “정부가 관광산업 진흥을 목적으로 템플스테이를 지원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승복을 입고 108배 하는 등 불교문화를 체험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시민들도 템플스테이가 국가재정으로 운영된다는 내막을 알게 되면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책위원장은 “1200억원을 들여 건립하는 불교테마공원도 특정종교에 막대한 혜택을 주는 것”이라며 “교회도 간혹 지역에 따라 지원받는 곳이 있지만 불교에 비해 극히 적은 금액”이라고 반박했다.
이승희 반야월교회 목사는 “우리도 문화재 보존과 유지에 예산이 투입되는 것은 문제 삼지 않는다”면서 “다만 세금이 불교 포교와 직결된 신규 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입되는 것을 지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목사는 “정부의 불공평한 예산 집행은 결국 권력과 종교의 결탁이라는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킨다”면서 “이것은 대구라는 도시를 넘어 국가적인 문제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대기총 임원들은 방문 전 문화부로부터 참석자 명단을 요구받고 제출했지만, 이날 장관·종무실장 면담은 거절당했다. 박순오 서현교회 목사는 “문화부 직원들이 목회자들을 여기저기 끌고다니는 등 전혀 준비도 해놓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문화부 종무실 관계자는 “장관과 종무실장이 급한 사정이 있어서 목회자들을 만나지 못했다”면서 “이분들이 통고도 없이 갑작스럽게 방문했기 때문에 면담이 성사되지 않았으며 다음엔 가능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백상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