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긴축’에 금융시장 휘청… 코스피 44P 폭락·환율 23원 급등

입력 2010-05-17 22:06

악재가 또 악재를 부르고 있다. 재정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선택한 긴축정책이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16개국) 경제 악화를 촉발하고, 글로벌 경제 회복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감을 키우면서 금융시장을 흔들었다.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이 구제금융안을 내놓았지만 재정위기를 해소하는데 역부족이라는 의구심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여기에 국제 신용평가사가 조만간 일본 국가신용등급을 낮출 것이란 뜬소문까지 돌면서 투자심리를 일순간에 얼려버렸다.

17일 유가증권 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직전 거래일보다 44.12포인트(2.60%)나 급락한 1651.51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은 7622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이달 들어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3조7746억원에 이르렀다. 삼성생명은 지난 12일 상장 이후 처음으로 공모가 11만원을 밑돌았다.

코스닥지수는 14.73포인트(2.81%) 내리며 510.25에 장을 마감했다. 개인이 572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85억원, 173억원을 순매도했다.

유로화 가치 폭락으로 달러화가 초강세를 보이면서 외환시장도 요동쳤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23.3원이나 오른 1153.80원으로 장을 마쳤다.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폭락했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226.75포인트(2.17%) 떨어진 1만235.76,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36.70포인트(5.06%)나 빠진 2559.93으로 마감했다.



한편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각국이 기준금리 인상 등 출구전략을 연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문기훈 리서치센터장은 “유럽 문제로 통화정책을 긴축으로 돌리기 어렵게 됐다. 우리나라도 출구전략을 쓰기가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