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천안함 ‘색깔론’ 정면충돌

입력 2010-05-17 18:30

6·2 지방선거를 보름 앞둔 17일 여야가 천안함 문제와 관련해 색깔론으로 정면충돌했다. 양측 모두 공세 수위를 점점 높이고 있는데다 20일 천안함 침몰 진상조사 결과 발표도 예정돼 있어 색깔 논쟁이 초박빙세인 수도권 선거의 판세를 가르는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논쟁은 야권의 경기지사 단일 후보인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의 발언이 발단이 됐다. 유 후보는 라디오 방송에서 “유속이 빠르고 시계가 30㎝, 수심이 10m밖에 안 되는, 한·미 합동훈련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미군 정찰기가 돌고 인공위성이 감시하는 백령도 1마일 남단에서 그렇게 소리조차 안 내고 북한이 타격을 하고 갔다, 이런 얘기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유 후보는 “북이 한거다 정부가 발표하면 모두 믿고 따라야 하고 이의를 제기하면 좌익 빨갱이고 친북이라는 식의 독재정권의 논리, 공포정치를 (선거에) 갖다 쓰려고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혹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20일 예정된 합동조사단 발표와 관련,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사실에 의거해 대처하는 것이 아니고 처음부터 끝까지 국민을 속이고 협박하고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이것을 통제하고 있다는 의혹을 지우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경기도 수원에서 개최한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북한의 소행이 아니기만 바라는 듯 북측을 변호하는 억측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또 천안함이 어뢰에 의한 침몰로 밝혀질 경우 유 후보가 사퇴할 것을 요구했다.

한나라당 중앙선대위도 유 후보에게 십자포화를 날렸다. 안형환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객관적 사실조차 부인하는 전형적인 운동권적 음모론이자 그동안 자신의 친북 발언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숨어 있다”며 “그가 대한민국 국민인지, 북한 당국의 대변인인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손병호 이도경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