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네 부모를 공경하라
입력 2010-05-17 13:52
에베소서 6장 1~3절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두 가지 자랑할 것이 있다고 했습니다. 하나는 금강산이고, 또 하나는 부모 공경의 미덕입니다. 금강산은 문이 열린 듯했지만 여전히 먼 곳에 있고, 부모 공경의 미덕은 서서히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효도는 그야말로 한민족의 표상이었습니다. 역사학자인 아널드 토인비는 ‘한국이 전 세계에 크게 공헌할 수 있는 아름다운 전통이 있다면 그것은 효도’라고 평가했습니다. 서구에서도 기독교 국가에서는 ‘네 부모를 공경하라’고 말하지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효도는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듭니다. 이웃 나라인 중국이나 일본도 효를 알고는 있지만 이미 사라진 지 오래입니다. 아마도 효도라는 미풍양속을 계승하고 있는 곳은 한국밖에 없을 것입니다.
효도의 첫 번째는 부모님을 공경하는 것입니다. “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 이것이 약속 있는 첫 계명이니 이는 네가 잘되고 땅에서 장수하리라”(엡 6:2∼3) 성경도 부모 공경에 대해 이렇게 분명히 명령하고 있습니다. 십계명의 제5계명도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너희 하나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리라”(출 20:12)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혹자는 기독교는 절을 안 하기 때문에 효도를 하지 않는 종교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기독교는 가족이 모여 하나님께 예배를 통해 영광 돌리고 부모와 형제, 자매들이 사랑하는 시간을 갖는 효도의 종교입니다.
냉정히 말해 우리가 효도하는 것은 생색낼 일도 아니고 상 받을 일도 아닙니다. 자식으로서 부모님께 해야 할 가장 우선적이고도 당연한 의무입니다. 왜냐하면 효도는 ‘베푸는’ 차원이 아닌 ‘빚을 갚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녀라면 누구나 이중의 빚을 지고 있습니다. 어버이가 없으면 그 누구도 태어날 수 없습니다. 이런 면에서 우리 모두는 부모님께 생명의 빚을 지고 있는 것입니다. 또 한 가지는 양육의 빚입니다. 우리가 태어나서 이만큼 자란 것이 그분들의 돌보심과 사랑이 없었다면 가능한 일이었겠습니까. 혹여 나를 위해 부모가 아무것도 해준 일이 없더라도 존경하고 효도해야 합니다.
‘공경하다’에 해당하는 ‘카베드’는 ‘존경하다’ ‘가치있게 여기다’라는 뜻입니다. 공교롭게도 이 단어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말에도 사용됩니다(잠 3:9). 결국 부모 공경은 하나님을 섬기듯 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부모 공경, 즉 존경은 사람과의 일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일입니다. 효도는 미덕이 아니라 신앙인 것입니다.
내가 아프면 나보다 더 아픈 사람, 내가 슬프면 나보다 더 슬픈 사람, 내가 기쁘면 나보다 더 기쁜 사람, 내가 근심하면 나보다 더 근심하는 사람, 나의 인생을 위해서는 희생할 수 있는 사람, 그분이 바로 부모님입니다. 하나님 말고 우리를 위해서 희생할 분은 부모님밖에 없다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저는 아버지께서 일찍 돌아가셔서 어머님 한 분 계신 것도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하나님과 부모님은 주고도 잊으시고, 주고도 더 주지 못해 미안해하시는 분입니다.
제가 요사이 기쁜 것은 어머님을 모시고 사는데 식사도 잘하시고 건강하시고 새벽마다 누가 오든 오지 않든 성전에서 기도하시는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모습을 보며 하나님께 감사, 어머님께 감사드립니다. 우리 모두 부모를 공경함으로써 성경의 축복이 이루어지길 간구합니다.
김진신 목사 (창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