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형 그물망복지센터…복지 서비스 첨병 자리매김

입력 2010-05-17 00:51

서울 서대문 근처 고시원에 살고 있는 정모(61·여)씨는 두 달 전 큰 어려움을 겪었다. 2006년 의처증으로 폭력을 휘두르는 남편과 이혼한 뒤 집을 나온 그녀는 생활비조차 없어 월세 12만원짜리 고시원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만성 고관절염으로 걸음조차 제대로 못 걷는 상태였지만 4개월째 월세를 내지 못해 쫓겨날 처지였다. 정씨는 마지막으로 ‘서울형 그물망복지센터’의 도움을 청했다. 즉시 상담을 받은 정씨는 밀린 월세는 물론 응급 의료비 300만원도 지원받았다.

신상덕(64)·황에녹(55) 부부는 대학에서 신학과 피아노를 가르치던 대학교수 출신 복지 상담사다. 남편 신씨가 정년 은퇴하자 두 사람은 그물망복지센터 상담사로 나섰다. 평소 교회를 통해 사회봉사를 해왔던 부부는 어려운 사람들을 직접 찾아가 맞춤상담을 하면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50대 주부들인 윤태순(54) 박연수(52) 이복석(52) 이의선(55)씨는 숭실대 사회원 기독교사회복지 단기과정 동창생으로, 2004년 함께 춘천소년원을 방문한 이후 사회복지상담가로 활동해왔다. 불우한 가정환경 때문에 범죄에 빠진 청소년들을 보면서 이들을 올바른 삶으로 인도하겠다는 일념에 소년원 멘토, 청소년대안센터 상담가 등으로 일하고 있다. 그물망복지센터에서는 청소년 고민상담의 1인자들이다.

16일로 출범 두 달을 맞은 서울형 그물망복지센터가 서울 시민들의 복지 서비스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13일 현재까지 복지센터의 상담건수는 1143건에 이른다. 이 가운데 긴급 복지 지원이 필요하다는 시민들의 요구는 881건으로, 이 가운데 426건이 복지센터의 중재와 노력 덕분에 해결됐다. 해결 건수 가운데는 주거 관련 복지지원이 17%로 제일 많았고 생활비 지원(16.8%), 취업알선(14.2%), 건강 의료비 지원(10.9%) 등이 뒤를 이었다.

시 관계자는 “기다리지 않고 직접 민원인을 찾아가는 그물형복지센터의 상담서비스가 이제 서울 전역에서 정착되면서 새로운 복지서비스 모델로 여겨지고 있다”며 “다른 지방자치단체에도 소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