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목회 지원 축소 검토… 미국 장로교단, 헌금 감소로 예산절감 대책 부심

입력 2010-05-16 18:57

미국 장로교단 본부가 흔들리고 있다.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예산이 줄자 직원을 해고하고 사업도 정리하고 있다. 한국인 목회와 관련된 지원도 크게 축소될 것으로 전해졌다.

15일(현지시간) 미 지역방송 폭스41 등에 따르면 켄터키 주 루이스빌에 있는 미 장로교 본부는 최근 여섯 번째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이번에 해고된 인원은 49명이다. 여기에 10년 이상 근속자 가운데 60세 이상인 직원은 명예퇴직했다. 본부는 2002년 이후 총 여섯 차례 정리해고를 실시했다. 특히 최근 2년 사이에 집중됐다. 거듭되는 정리해고로 본부 직원은 532명에서 341명으로 줄었다.

교단은 예산 삭감으로 조치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배리 크리히 대변인은 “지난주 초 총회에서 예산을 크게 깎았다”고 말했다. 예산은 올해 9380만 달러에서 내년엔 8200만 달러, 2012년에는 8000만 달러로 줄어든다. 우리 돈으로 100억원가량 예산이 날아가는 셈이다.

교단은 본부 조직 개편에도 착수했다. 한국인 목회와 관련한 지원 축소도 포함됐다. 교단은 한국인 목회와 관련해 복음주의와 교회성장, 인종과 민족, 여성 분야 등 별도의 사무실을 더 이상 운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만 한국어 교재 발간, 차세대 이민 목회 등과 관련된 지원은 계속하겠다고 덧붙였다.

본부의 변화는 미 장로교의 흥망과 맥을 같이 한다. 미 장로교는 18세기 이후 아시아·아프리카 등 해외선교에 앞장서 장로교의 세계화에 기여했다. 그러나 현재는 헌금 감소와 신학생 수급 문제, 중소형 교회의 위기 등 국내 문제만으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온라인매체 레저닷컴의 칼럼니스트 캐리 맥뮬런은 “교단 본부의 해고 문제는 장로교 전체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선 기자 bokyung@kmib.co.kr